"TSMC 잡겠다"…SKC, 美 반도체 기판공장 구축

입력 2023-01-17 12:00   수정 2023-01-17 15:02



애틀랜타 하츠필드잭슨국제공항에서 동쪽으로 차로 40분 거리인 조지아주 커빙턴시. 이 지역 울창한 숲지대에 SKC의 이름을 딴 'SKC 드라이브' 도로가 있다. 도로 끝에는 SKC 자회사 앱솔릭스의 반도체 유리기판 공장이 자리잡고 있다.

이 공장은 플라스틱이 아닌 유리로 만든 반도체 기판을 생산할 예정이다. 유리 반도체 기판은 종전 플라스틱 기판보다 더 촘촘하게 반도체칩을 얹을 수 있다. SKC는 다양한 칩을 하나의 유리기판에 얹는 패키징 기술을 통해 반도체 패권 경쟁에 나설 채비다. 유리 기판을 앞세워 패키징 시장 최강인 대만 TSMC와도 맞설 전망이다.

지난 10일 찾은 앱솔릭스 공장이 들어설 1만2000㎡(3630평) 부지에는 크레인과 굴삭기 등의 중장비가 터잡기 공사가 한창이었다. 지난해 11월부터 공사가 시작된 축구장 2개 크기 공장은 철골 등 뼈대만 들어섰다. 아직 바닥은 고르지 못하고 드문드문 움푹 패인 부분엔 빗물이 고여 있다.

앱솔릭스는 SKC와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회사인 미국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AMAT)가 합작한 반도체 기판 업체다. 이 회사는 2억4000만달러(약 2980억원)를 투자해 올해 12월에 연산 1만2000㎡ 규모(반도체 기판 크기) 완공할 예정이다. 내년에 본격 제품을 양산할 계획이다. 앞으로 3억6000만달러(4460억원)를 추가 투자해 생산능력을 연산 7만2000㎡ 규모로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오준록 앱솔릭스 대표이사는 "총 7440억원을 투자하는 이 공장은 570명의 현지인을 채용할 계획"이라며 "조지아주로부터 세금을 비롯해 상당히 좋은 투자 인센티브를 제공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앱솔릭스의 유리 기판은 외국업체가 주도하는 반도체 경쟁의 패권을 뒤바꿀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기판 위에 얹은 반도체칩과 전장용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많고 종류가 다양할수록 반도체 성능이 우수해진다. 이같이 많은 반도체칩과 MLCC를 얹으려면 기판 크기가 넓어야 한다. 이처럼 다양한 칩을 하나의 기판에 얹는 패키징 기술이 반도체 경쟁력을 가른다. 하지만 칩과 MLCC를 여러개 얹으면 플라스틱 기판이 쉽게 휘어지고 불량률이 커진다. 대만 TSMC는 실리콘을 중간기판에 삽입하는 기술로 이 같은 단점을 극복해 패키징 시장의 90%를 장악해왔다.

앱솔릭스는 플라스틱보다 더 단단한 유리로 기판을 만드는 형태의 패키징 기술을 확보했다. 플라스틱과 달리 유리 기판 안에 MLCC를 심을수도 있다. 유리 기판 위에는 MLCC 대신에 반도체칩를 더 얹을 수 있는 것이다. 같은 크기의 유리 기판은 종전 TSMC 등의 플라스틱 기판과 비교해 더 촘촘하게 많은 반도체칩을 얹을 수 있게 됐다.



김성진 앱솔릭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SKC는 4년 동안 조지아공대와 협력하면서 글라스기판 기술을 확보했고 2021년 1월 특허출원을 했다"며 "'콜럼버스의 달걀'처럼 유리를 소재로 하는 기판을 생각해 수년 동안 기술을 다듬어 개발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CPU(중앙처리장치)·GPU(그래픽처리장치) 업체들과 유리 기판 디자인을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커빙턴(미국)=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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