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고용' 자랑하더니…명품업체들, 한국선 싹 달라지는 이유 [안혜원의 명품의세계]

입력 2023-01-22 18:35   수정 2023-01-22 18:38

국내 시장에서만 한 해 4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프라다는 한국에서는 절대 장애인 직원을 뽑지 않습니다. 까르띠에 몽블랑 IWC 등 유명 시계·주얼리 브랜드를 운영하는 리치몬트그룹도 한국에선 장애인 고용 의무를 다하지 않습니다. 10년째입니다. 유명 명품 페라가모도 장애인 고용에 관심이 없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고용노동부는 매년 ‘장애인 고용의무 불이행 기관·기업 명단’을 발표합니다. 장애인 고용률이 일정 기준에 못 미쳐 경고를 받고도 신규채용이나 구인절차를 시행하지 않은 공공기관이나 민간기업들이 대상입니다. 장애인고용촉진법에 따른 것으로 직원 중 장애인 비율이 2.72% 미만인 공공기관(의무고용률의 80%)과 1.55% 미만인 민간기업(의무고용률의 50%)이 대상입니다.

이 명단의 상위권에 매년 이름을 올리는 명품업체들이 있습니다. 프라다코리아는 최근 10년 동안 장애인을 한 명도 고용하지 않고 버티는 중입니다. 페라가모는 2014~2015년 장애인 직원을 뒀으나 이후부터는 고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샤넬과 루이비통 등도 장애인 직원을 늘리고 있지만 비율은 미미합니다. 앞서 에르메스·버버리·구찌 등도 명단에 단골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명품시장 규모는 19조4488억 원으로 전년보다 8.1% 성장했습니다. 특히 한국은 지난해 세계에서 1인당 명품 소비를 가장 많이 한 국가로 꼽혔습니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한국인의 지난해 명품 소비가 전년보다 24% 증가한 168억달러, 한화 약 20조9000억원으로 추산했습니다. 이처럼 한국 시장 규모가 상당하지만 명품 브랜드들이 국내 시장에서 사회적 책임은 다하지 않는 셈입니다.


장애인고용법에 따르면 공공기관과 지자체 등은 3.4%, 100인 이상 사업장은 3.1% 이상 장애인을 반드시 고용해야 하며 이를 위반하면 고용부담금을 내야 합니다.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준수하지 못해 수천만원 씩 부담금을 내고 있지만 장애인을 고용해 주는 인건비보다 고용부담금이 적다는 이유로 명품 기업들이 국내시장에서 장애인을 고용하지 않는 실정입니다.

명품 브랜드들이 글로벌 본사에서 보이는 행태와는 상반됩니다. 프랑스, 독일 등 유럽 국가의 경우 규모가 큰 기업일수록 장애인 고용률이 높습니다. 특히 프랑스와 독일은 규모를 막론하고 2.8~6.2%의 장애인 고용률을 보입니다. 에르메스만 해도 2019년 기준 프랑스 본사의 장애인 직원 비중이 전체 7.4%에 이릅니다. 루이비통 등을 가진 LVMH도 프랑스 본사 4.5%가 장애인입니다. LVMH 계열의 명품 화장품 브랜드 세포라(Sephora)는 미국 유통센터 직원 9%가량을 장애인으로 채용하고 있습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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