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이 같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은 제네시스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마진이 좋은 ‘비싼 차’의 기여가 컸다. 작년 현대차 판매 중 제네시스와 SUV 비중은 56.8%로 전년보다 4.4%포인트 늘었다. 전년 대비 영업이익 증가 요인 중 ‘고수익 차종’ 기여도는 3조730억원으로 고환율 효과(3조7050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컸다.
나날이 커지는 친환경차(하이브리드 포함) 시장에서도 지난해 처음으로 50만5000대를 판매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전년 42만2000대보다 19.7%, 2020년 25만9000대보다는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순수 전기차(BEV) 글로벌 판매량 또한 20만 대를 처음 돌파(20만9000대)하며 전년 14만1000대보다 48.2% 급증했다.
매출원가율 개선도 수익성 증가로 이어졌다. 각종 원재료 값이 큰 폭으로 뛰었음에도 지난해 현대차 매출원가율은 80.1%로 전년 81.4%보다 오히려 낮아졌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의 뛰어난 원가 관리 능력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고 평가했다.
현대차는 이날 열린 콘퍼런스콜에서도 올해 실적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올해 판매는 작년보다 9.6% 증가한 432만1000대, 매출은 10.5~11.5% 증가한 157조5000억~158조9000억원으로 제시했다. 연 6.5~7.5%로 밝힌 영업이익률 목표치로 미뤄볼 때 현대차가 계산한 올해 영업이익은 10조2000억~11조9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지난해보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고 수요 감소 또한 우려되지만 이익 목표를 올려 잡은 것이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의 체력이 시장 우려보다 견고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올해 영업이익 감소 가능성과 크게 대치되는 성적을 내놨다”고 평가했다.
한편 현대차는 이날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213만 주의 자사주 소각도 발표했다. 발행 물량의 약 1%, 3154억원 규모다. 현대차가 자사주를 소각한 것은 2001년과 2004년, 엘리엇 사태가 있었던 2018년 이후 네 번째다. 연간 배당은 주당 7000원으로 결정했다. 이날 현대차는 전 거래일보다 5.55% 오른 17만4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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