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SUV 쾌속질주…올 영업익 '10조 벽' 돌파 시동걸었다

입력 2023-01-26 17:47   수정 2023-01-27 01:25

현대자동차가 26일 발표한 지난해 실적은 올해 성적표에 대한 의구심까지 기대감으로 바꿔놓을 정도의 ‘어닝 서프라이즈’라는 평가다. 9조8198억원의 연간 영업이익은 2012년 기록한 기존 최대치(8조4406억원)를 10년 만에 갈아치운 수치다. 작년 4분기 영업이익(3조3592억원) 또한 같은 해 2분기 세운 기존 최대 실적(2조9798억원)을 두 분기 만에 경신한 것이다. 작년 3분기 반영된 세타2 엔진 리콜 비용(1조3600억원)이 없었다면 사상 최초로 연간 영업이익 10조원을 돌파할 수 있었던 호실적이다.
○비싼 차 많이 팔아 역대 최대 이익

현대차가 이 같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은 제네시스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마진이 좋은 ‘비싼 차’의 기여가 컸다. 작년 현대차 판매 중 제네시스와 SUV 비중은 56.8%로 전년보다 4.4%포인트 늘었다. 전년 대비 영업이익 증가 요인 중 ‘고수익 차종’ 기여도는 3조730억원으로 고환율 효과(3조7050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컸다.

나날이 커지는 친환경차(하이브리드 포함) 시장에서도 지난해 처음으로 50만5000대를 판매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전년 42만2000대보다 19.7%, 2020년 25만9000대보다는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순수 전기차(BEV) 글로벌 판매량 또한 20만 대를 처음 돌파(20만9000대)하며 전년 14만1000대보다 48.2% 급증했다.

매출원가율 개선도 수익성 증가로 이어졌다. 각종 원재료 값이 큰 폭으로 뛰었음에도 지난해 현대차 매출원가율은 80.1%로 전년 81.4%보다 오히려 낮아졌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의 뛰어난 원가 관리 능력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고 평가했다.
○올해 영업이익 10조원 돌파 전망
현대차의 지난해 어닝 서프라이즈는 경기 침체와 고금리, 보호무역주의 등에 따른 올해 실적 우려도 상당 부분 기대로 바꿔놨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 리스크가 심해진 작년 4분기에 분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이날 열린 콘퍼런스콜에서도 올해 실적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올해 판매는 작년보다 9.6% 증가한 432만1000대, 매출은 10.5~11.5% 증가한 157조5000억~158조9000억원으로 제시했다. 연 6.5~7.5%로 밝힌 영업이익률 목표치로 미뤄볼 때 현대차가 계산한 올해 영업이익은 10조2000억~11조9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지난해보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고 수요 감소 또한 우려되지만 이익 목표를 올려 잡은 것이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의 체력이 시장 우려보다 견고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올해 영업이익 감소 가능성과 크게 대치되는 성적을 내놨다”고 평가했다.
○“IRA 피해 최소화 가능”
현대차는 최대 시장 미국에서의 가장 큰 리스크인 IRA 대응책도 밝혔다. 보조금 대상에 포함된 리스 전기차 판매를 적극 늘리고 현지 조기 생산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계획이다. 서강현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CFO·부사장)은 “IRA 이후에도 아이오닉5 등 주력 전기차는 안정적 주문과 견조한 판매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조지아 신공장에서 전기차를 본격 생산하는 2024년 전까지 영향이 없도록 관리하겠다”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올해 미국 시장에서 작년(2만9320대)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한 7만3000대의 전기차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다.

한편 현대차는 이날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213만 주의 자사주 소각도 발표했다. 발행 물량의 약 1%, 3154억원 규모다. 현대차가 자사주를 소각한 것은 2001년과 2004년, 엘리엇 사태가 있었던 2018년 이후 네 번째다. 연간 배당은 주당 7000원으로 결정했다. 이날 현대차는 전 거래일보다 5.55% 오른 17만4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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