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에 글로벌 투자 자금 몰린다…하루 1조원 유입

입력 2023-01-27 16:12   수정 2023-01-27 16:24


신흥국 시장에 글로벌 투자 자금이 대규모 유입되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한풀 꺾이면 각국의 긴축 종료 가능성이 나오는 데다 중국의 방역 완화 이후 신흥국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투자 심리가 변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신흥국 21개국 주식과 채권시장으로 이번 주 하루 11억달러(약 1조3500억원)의 글로벌 신규 자금이 순유입됐다고 국제금융협회(IFF) 집계를 인용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2020년 말 중국의 코로나19 방역 조치가 제한적으로 풀린 직후를 제외하고 20여년 만에 최고치다.

역대급 자금이 신흥국 시장으로 유입된 건 글로벌 투자 심리가 변했음을 보여준다. 자한기르 아지즈 JP모간체이스 애널리스트는 "신흥시장을 짓누르던 경제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있다"며 "자본이 더 유입되기 위한 탱크 속에 연료가 많다"고 말했다.

지난해 미국의 연방준비제도(Fed)를 비롯한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이 연이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신흥 시장에서 가장 먼저 글로벌 자금이 빠져나갔다. 최근 인플레이션 우려가 완화되고 있는 가운데 세계 각국이 긴축 속도를 조절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자 다시 자금이 신흥국으로 흘러 들어가는 것이다.

전날 캐나다는 주요 7개국(G7) 중 가장 먼저 기준금리 인상 중단을 시사했고, 유럽중앙은행(ECB) 내부에서도 비둘기파 목소리가 조금씩 나오고 있다고 이날 CNBC는 전했다. 또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이전까지 0.75%포인트 자이언트스텝 행보를 이어오다가 이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며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

미국의 경기침체 공포도 줄어들었다. 이날 미 상무부는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이 2.9%기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장 전망치를 웃돈다. 미국의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낮은 수준을 유지하며 고용지표도 나쁘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제개)'가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IIF에 따르면 신흥국에 매일 순유입된 자금 11억달러 가운데 8억달러가 중국으로 향했다. 중국으로 자금이 쏟아지면서 다른 신흥국들 연쇄 효과를 누린 것이다.

올해는 신흥국의 경제 성장이 선진국을 앞지를 것이란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JP모간은 올해 신흥시장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선진국보다 1.8%포인트(p) 더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MSCI 신흥시장 지수는 10월 말 저점 이후 거의 25% 상승했다.

일각에서는 신흥 시장으로 자금 유입이 지속되진 않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피델리티 인터내셔널의 폴 그리어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이번 사이클의 최고 랠리는 이미 끝났을 수 있다"며 "부채 확대, 재정부담 증가, 부정적 인구 통계 등이 신흥국의 잠재적 성장을 늦출 수 있어, 코로나19 이전처럼 장밋빛 전망을 하긴 어렵다"고 진단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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