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아저씨가 총각 때 몸무게로'…제약업계도 놀란 치료제 [남정민의 붐바이오]

입력 2023-01-27 18:36   수정 2023-01-27 20:19


‘마운자로’는 글로벌 대형 제약사(빅파마) 일라이 릴리가 개발 중인 비만 치료제 이름입니다. 원래는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됐는데, 지금 비만 치료제로 임상을 진행 중입니다.

지난해 미국당뇨병학회 연례학술대회에서 공개된 임상 데이터에 따르면 마운자로의 최대 체중감소율은 22%대에 달했습니다.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20%대는 수술 말고 약으로는 도달할 수 없는 숫자였는데, 마운자로가 가능케 했다”며 탄성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그런 마운자로 임상 3상이 국내에서도 진행 중입니다. 부작용은 없는 것인지, 용량은 얼마나 투여해야 하는지, 국내 출시는 언제쯤 될지 등등 마운자로 국내 임상을 진행 중인 조영민 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와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의사협회에서는 비만을 질병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질병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보험 적용이 되는 비만 치료제는 아직 없습니다. 이 때문에 급여 코드도 없죠.

2018년 정부에서 발표한 ‘국가 비만관리 종합대책’ 보고서에 따르면 “비만은 정상인에 비해 당뇨, 고혈압 등 질병발생 위험 증가와 함께 각종 암을 유발하고, 사망위험을 증가시킨다”며 “비만 예방·관리를 위한 국가적 정책조율이 부족한 만큼 인식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즉 비만은 단순한 미용문제가 아니며 정부차원의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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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휴가철 앞두고 잠깐 살 빼는 다이어트처럼 생각하는 인식부터 바뀌어야 합니다.

질병 중에서도 급성질병이 아닌 만성질병으로 보고, 꾸준한 치료를 하는 것이 옳습니다.

-조영민 서울대 내분비내과 교수
정부 관계 합동부처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고도 비만인구는 2018년 5.3%에서 2030년 9%에 달할 전망입니다. 특히 남자 아동·청소년 비만율은 OECD 평균(25.6%)보다 높으며 고도비만율도 매년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미국은 더 심각합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등에 따르면 미국 성인 비만 유병률은 42%에 달합니다. 미국에서만 비만 환자가 1억명에 달하며 전 세계적으로는 6억명을 넘어설 전망입니다. 마운자로가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차세대 ‘메가 블록버스터’로 주목받고 있는 이유입니다.

JP모간 헬스케어 콘퍼런스(JPM)에서도 비만은 ‘핫 토픽’이었습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JPM에서 발표자로 나선 아낫 아슈케나지 릴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 비만 치료제로 마운자로의 미국 출시가 가능할 것”이라며 “비만 환자는 미국에서만 1억명, 세계적으로는 6억5000만명 이상”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기회인만큼 신규 경쟁자의 진입도 환영한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마운자로의 최대 체중감소율은 22%인 걸로 확인됐습니다. 조 교수는 한 마디로 ‘비만 치료의 최강자’라고 요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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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마운자로는 임상에서 20%대라는 수치를 보여줬습니다. 약으로는 도달한 적 없는, 아주 놀라운 숫자입니다. 지금 국내 임상도 진행 중인데 50대 아저씨가 총각 때 몸무게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조영민 서울대 내분비내과 교수
기존 비만 치료제인 위고비의 경우 2.4mg을 68주간 투여했을 때 체중감소율은 10~15% 정도 나왔습니다. 마운자로는 5mg 72주에 15%, 10mg 19.5%, 15mg 21%의 체중감소율을 보였습니다.

위고비보다 투여량이 많습니다. 투여해야 하는 기간도 길고요. 하지만 부작용은 기존 치료제와 비슷한 수준이라는 설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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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자로도 비슷합니다. 다만 GLP-1과 GIP 이중작용제이다 보니까 GLP-1에 작용하는 활성도가 위고비에 비해서는 낮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 보니 많이 넣어줘야 하는 것 뿐입니다. 생체 내 작용은 거의 비슷합니다.

-조영민 서울대 내분비내과 교수
조영민 교수팀은 비만이 아닌 심혈관질환을 적응증으로 임상을 진행 중입니다. 하지만 체중감소 효과가 워낙 좋다보니 향후 임상 데이터 발표 때 체중감소율도 따로 공개될 예정입니다. 임상종료 예정일은 2027년 10월인데 중간결과는 원칙상 발표되지 않을 계획입니다.

투여량에 대해 조 교수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5mg 정도면 충분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일률적으로 투여할 것이 아니라 그보다 더 빼야 하는 사람들은 용량을 조금씩 올리면 된다는 설명입니다.

그래도 부작용이 걱정되기 마련입니다. 한번 투여하면 평생 투여해야 한다는 점도 일반 환자들에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조 교수는 “담낭 질환은 마운자로뿐만 아니라 수술이더라도, 모든 비만 치료에서는 발생할 수밖에 없는 부작용”이라며 “비만을 만성질환으로 인식하고 꾸준히 치료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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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을 맞춰서 시력이 좋아졌다고 안경을 벗는 게 아닌만큼 비만도 꾸준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조영민 서울대 내분비내과 교수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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