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까지만 해도 연 4~5%까지 ‘파킹통장’(단 하루만 맡겨도 이자를 주는 수시 입출금 계좌) 금리를 끌어올렸던 은행 및 저축은행들이 한 달도 못 돼 금리를 다시 내리고 있다. 은행채 등 시중금리 하락으로 한숨을 돌린 금융회사들이 이제 조달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저마다 수신 금리 인하에 나섰기 때문이다.
OK저축은행은 지난 26일엔 중도해지 수수료가 없는 ‘e중도해지OK정기예금369’ 금리도 연 4.8%에서 연 3.3%로 내렸다. 작년 10월 연 4.1%에서 4.8%로 인상했는데, 3개월 만에 금리를 9월(연 3.2~3.4%) 수준으로 되돌린 셈이다. e중도해지OK정기예금369는 중도 인출하려면 해지해야 하지만 해당 기간 이자를 그대로 주기 때문에 실질은 파킹통장과 비슷하다. 일부 소비자들은 “연 3.3%는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만도 못한 금리”라며 “이렇게 깎을 줄 알았으면 애초에 가입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불만을 터뜨렸다.애큐온저축은행도 25일 파킹통장인 ‘머니쪼개기 통장’ 금리를 연 4.3%에서 4.1%로 낮췄고 다올저축은행과 대신저축은행 등도 올 들어 파킹통장 금리를 잇따라 하향 조정했다.
파킹통장이 없는 대형 은행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의 대표 예금 상품 금리는 연 3.6~3.85%(만기 12개월·27일 기준)를 기록했다. 이달 초만 해도 이들 은행의 대표 예금 상품 금리는 연 4.1~4.36% 수준이었다. 3주 만에 0.5%포인트나 떨어졌다. 두 달 전과 비교하면 1%포인트 넘게 하락했다. 인터넷은행 파킹통장인 카카오뱅크 ‘세이프박스’와 케이뱅크 ‘플러스박스’도 금리가 각각 연 2.7%, 3.0%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은행 예·적금 금리 인상을 자제하라고 요구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지난해 말 저축은행들이 파킹통장 금리를 올리자 오히려 자금이 과도하게 유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OK저축은행은 지난달 파킹통장을 통해서만 무려 1조원의 자금이 신규로 들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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