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난 개미들…바이오社 경영권 흔든다

입력 2023-02-01 17:53   수정 2023-02-02 11:24

유전자 진단업체 파나진이 소액주주연대에 경영권을 내줄 위기에 몰렸다. 소액주주연대 지분율(14.9%)이 창업자인 김성기 대표(12.93%, 특수관계인 포함)를 앞질렀기 때문이다. 소액주주연대는 다른 소액주주들과 연계해 오는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경영진 교체에 나서기로 했다. 파나진뿐만이 아니다. 헬릭스미스 휴마시스 등 바이오기업들이 소액주주들과 전쟁 중이다.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이 원인이다. 소액주주들이 잇달아 집단행동에 나서면서 이번 주총 시즌에 바이오업계가 홍역을 치를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경영권 위협하는 소액주주
파나진은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109억원, 영업이익 13억원을 올렸다. 전년 대비 매출은 11%, 영업이익은 68% 감소했다. 이 때문에 주가는 지지부진했다. 초기 투자자들인 소액주주연대가 김 대표를 불신하게 된 계기다. 김 대표의 부인인 박희경 대표가 세운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에 핵심 기술을 내줬다는 주장도 제기한다. 파나진이 보유한 인공유전자(PNA) 진단 기술을 넘겨줬다는 것이다. 이 덕분에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가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진단키트로 큰돈을 벌었다는 게 소액주주연대의 시각이다.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는 파나진에서 PNA 소재를 공급받아 코로나19 진단키트를 개발해 2020년 280억원, 2021년 5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소액주주연대 관계자는 “김 대표가 배임 행위를 했다”며 “주총에서 경영진 교체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 관계자는 “코로나19 진단키트에 파나진 기술이 사용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갈등 격화로 회사 매각도
기술특례상장 1호 기업인 신약 개발사 헬릭스미스는 2019년 9월 임상시험 실패를 기점으로 소액주주와 갈등이 시작됐다. 2021년과 2022년 정기주총에서 회사 측과 소액주주들이 이사 선임 안건 등을 두고 표 대결을 벌였다. 결국 창업자인 김선영 대표는 카나리아바이오엠에 경영권을 넘기는 계약을 맺었다. 지난달 31일 열린 임시주총에서는 이를 반대하는 소액주주들이 카나리아바이오엠 측 이사진 선임에 반대하며 갈등을 빚었다.

진단업체 휴마시스도 소액주주들과 갈등을 빚다가 회사를 매각한 경우다. 휴마시스 소액주주 구모씨 등 5인은 지난해 10월 지분 5.45% 확보를 공시하며 경영권 참여를 시사했다. 특수관계인을 포함해 지분율이 7.65%인 차정학 휴마시스 대표와의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됐다. 차 대표는 지난달 27일 이 지분을 650억원에 아티스트코스메틱에 매각했다.
바이오업계 주총 앞두고 초긴장
소액주주와 바이오기업 간 갈등에는 창업자 등 경영진의 지분율이 낮다는 공통점이 있다. 신약 개발 등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대주주 지분율이 크게 낮아진 회사가 한둘이 아니다. 바이오기업들이 다른 업종보다 소액주주 등의 경영권 위협에 취약한 배경이다.

현재 대주주 지분율이 10%를 밑도는 기업은 파멥신(유진산 등 6명 7.76%) 진원생명과학(박영근 등 7명 7.95%) 강스템바이오텍(강경선 등 15명 8.82%) 테라젠이텍스(김성진 등 9명 8.04%) 파미셀(김현수 등 6명 9.39%) 등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가 하락 등으로 불만이 커진 바이오기업 주주들이 이번 정기주총 시즌에 사측과 갈등을 빚는 사례가 많을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고 했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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