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구조 변화, 내수 소비 둔화 우려로 성장이 정체된 식품업계가 새로운 시장 발굴을 위해 소비자들의 입맛을 지속적으로 파악하고 있다. 주력 소비층인 20~30대와 미래 소비자인 10대들의 취향을 알아야 시장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어서다. 식품업계는 트렌드를 빨리 읽기 위해 테스트베드에서 성공한 제품들에 주목한다. 시중에 없는 독특한 상품들은 와디즈와 같은 펀딩 플랫폼에서 우선적으로 관심도 테스트를 거친 후 정식 출시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와디즈는 가입자 절반이 18~34세인 젊은 플랫폼이다. 새로운 상품을 시장에 본격 출시 하기 전에 테스트베드로 활용하고자 하는 기업들이나 규모가 크지 않은 스타트업이 주로 상품을 낸다.
조사 기간 중 많은 금액을 모은 제품은 비플의 ‘킹스베리’였다. 2021년 10월 30일부터 12월 2일까지 진행된 펀딩 기간 동안 이 딸기에 1억7000만원이 모였다. 충청남도농업기술원에서 약 10년간의 연구 끝에 2016년 개발한 신품종으로 크기가 성인 한 손만하며 일반 딸기보다 당도가 높다. 정상가 기준 900g에 5만5000원으로 일반 딸기의 두 배 가격이지만 펀딩 당시 완판됐다.
18세기 유럽왕실의 공식 초콜릿으로 알려진 마야니 초콜릿(모집금액 1억1000만원),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이 가장 좋아했던 샤르보넬워커 초콜릿(8000만원), 프랑스 대표 초콜릿 ‘라메종뒤 쇼콜라’(7000만원)도 유럽의 프리미엄 이미지와 함께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와디즈 관계자는 “코로나19를 거치며 질 좋은 음식에 대한 수요가 커졌다”며 ‘이 정도 맛이면 비싼 가격도 아깝지 않다’는 효용감을 주는 것이 중요해졌다”고 분석했다.
지난 11월 29일부터 12월 19일까지 펀딩을 진행한 떡볶이 밀키트 브랜드 ‘사과떡볶이’는 약 3주만에 2억원을 모았다. 천연 조미료만 사용해 강력한 팬덤을 보유하고 있다.
대기업도 희소성 실험을 전개했다. 농심의 건조 식재료 브랜드 심플레이트가 대표적이다. 농심은 집밥 요리에 자주 쓰이는 소고기, 버섯, 대파, 닭가슴살 등의 식재료들을 건조 가공해 상온에서 보관할 수 있도록 했다. 라면에 건더기 스프를 넣듯 포장을 뜯어 내용물을 그대로 요리에 활용하면 된다. 2021년 9월 14일부터 약 3주간 1억1000만원이 모였다.
젊은 소비자들은 건강에도 높은 관심을 보였다. ‘단백질 라떼’, ‘단백질 스무디’, 먹는 리쥬란 ‘이너닷젤리’ 등이 해당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국내 단백질 시장 규모는 2018년 813억원에서 지난해 3000억원 후반까지 확대됐다.
화제(Sensation)성이 높은 제품일수록 소비자들의 소유욕은 더 높아진다. TV나 SNS에서 자주 노출됐지만 실제로 구하기 어려운 제품에 사람들이 더 몰린다는 설명이다.
맛집에서 먹었던 인상적인(Impression) 맛을 그대로 구현해주는 식품, 캐릭터 스티커 등 소장(Collection)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식품도 올해 인기를 이어갈 전망이다.
한경제 기자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