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한 푼 안 받고 수백억 매출…'잭팟' 터진 스타트업

입력 2023-02-06 18:04   수정 2023-02-14 19:40


넛지헬스케어, 딜라이트룸, 코니바이에린….

이들 스타트업의 공통점은 외부 투자를 받지 않고 연간 수백억원대의 매출을 내고 있다는 것이다. 적잖은 벤처업체가 자금난에 부닥쳐 폐업하고 있는 시기에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시장에서는 벤처투자 혹한기에 스타트업도 성장 못지않게 내실(실적)을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주목받는 ‘자수성가형’ 스타트업
건강 관리 앱 캐시워크로 알려진 넛지헬스케어는 작년 매출이 790억원 수준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6일 밝혔다. 전년 매출(569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영업이익은 90억원대에 이른다. 이 회사는 2016년 창업한 뒤 외부 투자를 받은 적이 한 번도 없다. 나승균 넛지헬스케어 대표는 “초반에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면서 외부 수혈 없이도 흑자 운영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글로벌 알람 앱 1위 알라미를 운영하는 딜라이트룸은 지난해 매출 192억원, 영업이익 11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50%, 영업이익은 93%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57% 수준이다.

딜라이트룸 역시 2012년 창업 후 외부 투자를 전혀 받지 않았다. 신재명 딜라이트룸 대표는 “돈보다는 다른 부분이 더 부족하다고 봤다”며 “투자를 받지 않고 앱 서비스로 벌어들인 돈을 효율적으로 쓰기 위한 근육을 키웠다”고 강조했다. 무리하게 마케팅 비용을 쓰기보다는 투자자본수익률(ROI)이 잘 나오는 선에서 경영을 유지하고, 광고 매출을 확대하는 데 주력했다. 딜라이트룸의 지난해 광고 매출은 약 130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했다.

육아 라이프스타일 스타트업인 코니바이에린도 외부 투자를 받아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는 대신 SNS 홍보 등을 통해 이름값을 높였다. 코니바이에린의 ‘코니 아기띠’는 전 세계 70개국에서 100만 개 이상 팔렸다. 대학생 필수 앱 에브리타임 운영사인 비누랩스 역시 투자를 받지 않고 빠르게 성장해온 스타트업으로 꼽힌다. 이 회사는 자체 플랫폼 광고와 제품 판매로 2019년 이후 매년 매출을 두 배씩 늘렸다.
‘계획된 적자’는 더 이상 없다
이들 회사가 주목받는 이유는 대규모 투자를 받고도 수익 모델을 만드는 데 실패해 어려움을 겪는 스타트업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벤처투자액은 전년보다 43.9% 급감했다. 스타트업이 시장 호황기엔 추가 투자 유치를 통해 경영을 이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투자시장이 얼어붙자 구조조정, 폐업까지 이어지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해 6월 미디어 스타트업 닷페이스를 시작으로 피트니스센터 예약 업체 라이픽, 모바일 데이터 분석 스타트업 유저해빗, 패션 플랫폼 힙합퍼 등이 투자 유치에 실패해 문을 닫았다.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 보고플레이 역시 운영 중단 위기에 처했다. ‘계획된 적자’라는 명분 아래 덩치를 키워 거래액 2300억원을 달성하는 데 성공했지만 부채가 526억원이나 쌓였기 때문이다.
“돈 벌어야 살아남는다”
최근 자금 경색이 심해지면서 미래 성장성보다는 당장의 수익을 증명해낼 수 있느냐가 중요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근마켓은 최근 지역 전문 마케터를 위한 광고 솔루션을 출시했다. 지역 소상공인뿐만 아니라 큰 규모의 광고 집행을 원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광고 유치에 나선 것이다. 인공지능(AI) 기반 학습 플랫폼 콴다를 운영하는 매스프레소는 과외 매칭 서비스인 콴다과외 서비스를 내놓기도 했다. 프롭테크(부동산기술) 스타트업 직방은 홈 사물인터넷(IoT) 시장을 공략하며 수익성 개선에 나서고 있다.

벤처캐피털(VC)도 신규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보다는 기존에 투자한 기업이 내실을 다질 수 있도록 관리하는 데 신경 쓰고 있다. VC업계 관계자는 “수익 모델 없이 이용자나 거래액만 늘려 덩치부터 키우는 방식은 이제 끝났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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