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다시 하락했다. 미 중앙은행(Fed) 위원들의 잇단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발언에 전날의 상승분을 반납했다. 기업들의 부진한 실적도 증시에 악영향을 줬다.
8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07.68포인트(0.61%) 하락한 33,949.01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46.14포인트(1.11%) 떨어진 4,117.86에, 나스닥지수는 203.27포인트(1.68%) 밀린 11,910.52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이날 증시는 줄줄이 쏟아진 Fed 위원들의 매파적 발언에 휘청였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부터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총재,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까지 모두 긴축이 지속될 것이란 점을 분명히 했다.
특히 윌리엄스 총재는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낮추기 위해 몇 년간은 충분히 제약적인 정책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목표 도달을 위해선 당초 예상했던 금리 수준보다 더 강한 통화정책을 제시할 수 있다고도 말했다.
최근 발표된 고용보고서도 견조했던 만큼 강한 통화정책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렸다. 임금 상승률 둔화에도 여전히 물가가 Fed의 목표치의 두 배를 웃도는 점도 시장의 우려를 키웠다.
기업들의 실적도 증시를 끌어내렸다.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S&P500 기업들 중 42개가 1분기 이익에 대해 부정적 전망을 내놨다. 긍정적인 가이던스르 제시한 곳은 8개 업체에 그쳤다. 나머지 대부분은 전망을 내놓지 않았다. 레피니티브는 "부정적 전망의 비중이 그간의 평균보다 높다"고 진단했다.
멕시칸 음식체인인 치폴레는 예상을 밑도는 실적에 전장 대비 5% 가까이 내렸다. 통신기술기업 루멘 테크놀로지는 4분기 손실을 기록한 데다 연간 가이던스마저 예상치를 밑돌면서 20% 폭락했다.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의 급락은 기술주의 부진으로 이어졌다. 알파벳은 인공지능(AI) 경쟁 격화, 바드 정확성에 대한 우려 속 간밤 7% 넘게 급락했다.
반면 헬스케어 업체 CVS와 차량공유 기업 우버는 예상을 웃도는 실적에 각각 3%, 5% 이상씩 올랐다. KFC, 피자헛 등을 보유한 레스토랑 체인인 얌 브랜즈도 실적 호조에 1.6% 상승했다. 장 마감 후에는 월트디즈니와 로빈후드의 실적이 발표된다.
S&P500지수 내 11개 업종은 모두 하락했다. 통신서비스(-4.13%) 유틸리티(-1.71%) 기술(-1.25%) 순으로 낙폭이 컸다.
HYCM의 자일스 코글란 애널리스트는 "다음주 발표될 소비자물가지수가 시장 변동성을 야기할 다음 촉매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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