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혁신 디자인 건물에 용적률 20% 더 준다

입력 2023-02-09 18:35   수정 2023-02-10 01:48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제방과 바다 위에 걸쳐 있는 ‘슬루이슈이’ 아파트. 일반분양과 임대가 혼합된 442가구 규모의 이 아파트 평면은 모두 제각각이다. 물에 뜬 우주선 형상의 외관은 한눈에 시선을 사로잡는다. 지난해 준공 직후부터 암스테르담의 관광명소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국내에서 그동안 이런 건축물을 짓는 일은 지방자치단체의 수많은 규제에 막혀 요원했다.

서울시가 천편일률적인 성냥갑 모양의 도시 외관을 바꾸기 위한 대대적인 혁신에 나선다. 차별화한 디자인을 적용하는 주거·상업용 빌딩에 과감한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당근책’을 앞세워 서울의 디자인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오세훈 시장(사진)은 9일 ‘도시·건축 디자인 혁신방안’을 발표하며 “서울을 찾은 관광객이 ‘볼 게 없네’하고 돌아서지 않게 하겠다”고 밝혔다.
‘성냥갑 아파트’ 퇴출 유도한다
서울시는 천편일률적인 ‘성냥갑 아파트’와 ‘사각형 회색 빌딩’ 건설을 막기 위해 디자인 특화 건축물에 용적률 인센티브를 부여해 건축 디자인을 개선하겠다는 계획이다. 재건축·재개발 사업에서도 특화 디자인 설계를 도입하면 용적률 상한을 1.2배까지 올려준다. 3종 일반주거지역 아파트를 특화 디자인으로 재건축하면 용적률 상한이 300%에서 360%로 올라간다. 예컨대 재건축 아파트 1000가구를 지을 땅에 1200가구를 지을 수 있다. 추가 분양 수익으로 설계·건축비 상승분을 충당하도록 해주겠다는 것이다. 인센티브는 디자인의 예술성과 공공성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위원회를 통해 결정할 방침이다.

아파트의 경우 △동 형태가 반복되지 않는 다양한 외관 △2~3개 층 복층 설계 △3m 높이의 층고 등을 가이드라인 예시로 들었다. 오 시장은 “아름답다는 느낌은 주관적이지만 결국은 사람이 판단할 수밖에 없다”며 “최대한 객관성을 담보하는 시스템을 만들어가겠다”고 설명했다.

서울 주거지 면적의 약 42%를 차지하는 다세대·연립주택 역시 디자인을 특화할 경우 인허가 인센티브를 주는 ‘더 살기 좋은 동네·한층 더 예쁜 집 만들기 프로젝트’(가칭)를 시행할 방침이다.
특화 디자인 건물은 고도 제한 제외
서울시가 발주하는 공공건축에도 추가 예산을 투입해 차별화한 디자인을 입힌다. 지금까지는 공사비를 일률적으로 적용했기 때문에 국제설계공모를 해도 특수공법을 도입하거나 비정형의 건축물을 건립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오 시장은 “국립어린이과학관은 공모를 통해 특색 있는 외관 설계를 했지만 인허가와 공사 과정에서 원래 디자인은 온데간데없어지고 흉측한 건물이 됐다”고 지적했다.

시는 노들섬을 비롯해 제2세종문화회관, 성동구치소, 수서역 공영주차장 복합개발 사업 등 4개 사업을 ‘디자인 혁신 시범사업’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 같은 비정형 건축물 공사를 위해 특수공법이 필요한 경우에는 설계비와 공사비를 현실화할 계획이다.

민간 분야에서도 상반기 ‘도시·건축 혁신 시범사업’ 공모를 통해 5곳 내외의 대상지를 선정한다. 시범 사업지에는 용적률 120% 완화, 높이 및 건폐율 규제 배제 등 인센티브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빠른 사업 추진을 위한 행정 지원을 할 방침이다.

특화 디자인 건축물 인허가를 위해 ‘디자인 자유구역’도 도입한다. 지금까지 제대로 활용되지 못한 ‘특별건축구역’ 제도를 전면 개편해 높이, 건폐율 등 건축 규제를 대폭 완화해준다. 디자인 자유구역에선 일반 아파트도 경관, 조망, 한강 접근성, 디자인 특화 같은 요건을 충족할 경우 초고층 건축을 허용한다.

서울시는 민간에서 자연경관과 조화로운 설계를 제안할 경우 남산과 우면산 등의 경관지구 고도 제한까지 완화해줄 방침이다.

이현일/강영연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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