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는 '챗GPT 시대 황태자'…올 들어 시총 208兆 불어나

입력 2023-02-12 18:17   수정 2023-02-20 20:02



챗GTP 광풍의 최대 수혜 기업은 어딜까. 보통은 지난달 290억달러(약 37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챗GPT 개발사 오픈AI를 떠올린다. 시야를 좀 더 넓히면 진짜 ‘챗GPT의 황태자’를 찾을 수 있다. 그래픽처리장치(GPU) 전문 기업 엔비디아다. 미국 뉴욕증시에서 올 들어 이달 10일까지 엔비디아 주가는 45.5% 급등했다. 이 기간 불어난 시가총액은 1636억달러(약 208조원)에 달했다.
챗GPT 산파 역할 한 엔비디아
12일 산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시총이 급증한 가장 큰 이유로 챗GPT의 산파 역할을 한 게 꼽힌다. 챗GPT에 ‘엔비디아와 오픈AI의 관계’에 대해 물으면 “엔비디아의 기술은 나(챗GPT)와 같은 인공지능(AI) 모델 개발에 큰 역할을 했다”고 설명할 정도다.

챗GPT는 AI를 활용해 광범위한 문서 데이터를 학습하는 과정을 거쳐 인간처럼 답하게 됐다. 오픈AI는 챗GPT의 학습에 1만 개가 넘는 엔비디아의 ‘A100’ GPU를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의 'A100' GPU의 국내 판매 가격은 2500만~3000만원에 달한다.

순차적으로 데이터를 처리하는 중앙처리장치(CPU)와 달리 GPU를 활용하면 대규모 데이터를 병렬처리, 즉 동시에 처리하는 게 가능하다. 개별 칩의 처리 속도 자체는 CPU가 빠를 수 있지만 데이터양이 방대하면 전체 소요 시간은 GPU가 훨씬 적다.

챗GPT의 인기가 높아질수록 GPU 수요는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챗GPT가 매일 쏟아지는 수백만 개의 질문에 답하기 위해 오픈AI는 데이터 처리 능력을 더욱 키워야 한다. 자연스럽게 엔비디아의 GPU가 더 필요해진다.

AI반도체 선점효과 ‘톡톡’
최근엔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이 챗GPT 같은 ‘생성 AI’에 대한 투자를 공식화했다. 수년간 수백억달러 자금이 생성 AI의 경쟁력 강화에 투입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톱500’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GPU를 앞세워 AI의 학습과 추론에 활용되는 ‘AI 반도체(가속기)’ 시장의 92%를 장악하고 있다. AMD(5%), 인텔(1%) 등이 나머지 시장을 나눠 갖고 있지만 존재감은 미미하다. 엔비디아의 선점효과 때문이다.

향후 엔비디아에 빅테크(대형 정보기술기업)의 AI용 GPU 주문이 몰리면서 실적 또한 급증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글로벌 투자은행(IB) 씨티는 “엔비디아의 향후 12개월 매출이 30억~110억달러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생성형 AI 분야’ 성장 과정에서 엔비디아가 최고 수혜주로 등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저전력 반도체 수요 계속 커져
AI의 적용 영역은 언어뿐만 아니라 금융, 제조, 투자 등 전 산업으로 확장되고 있다. AI가 처리해야 할 연산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면서 AI 반도체 수요도 계속 늘고 있다.

엔비디아는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매년 기존 제품보다 AI 연산에 최적화된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지난해 공개한 H100 GPU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이 칩은 4㎚(나노미터: 1nm=10억분의 1m) 공정에서 제조됐고 칩에 트랜지스터 800억 개가 집적돼 있다. 1.2GB(기가바이트) 영화 4200편에 해당하는 40테라비트를 1초에 처리할 수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H100 성능에 대해 “H100 칩 20개를 기반으로 한 모듈은 세계 모든 인터넷 트래픽을 지탱할 수 있다”며 “기업들은 실시간 번역, 사진 내용 인식, 자율주행 경로 파악 등 각종 AI 개발에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엔 GPU를 보완하는 CPU도 자체 개발해 AI 성능을 높였다.

엔비디아의 AI반도체 사업 비중은 높아지는 추세다. 2023회계연도 3분기(2022년 8~10월) 기준 엔비디아의 데이터센터 반도체부문 매출 비중은 65%로 게임(27%)의 2.5배 수준으로 치솟았다. 엔비디아의 리스크(위험 요인)도 없지 않다. 고객사들이 엔비디아의 GPU보다 전력을 적게 쓰고 성능을 높게 내는 AI 반도체를 자체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는 건 큰 위협으로 꼽힌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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