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으로 '재능 기부'…한국형 사회공헌 자리 잡는다

입력 2023-02-21 16:22   수정 2023-03-18 00:01

한국 기업은 재화 및 서비스 생산과 고용 창출 등을 통해 국민의 복리 후생을 증진하고 ‘한강의 기적’을 일궈낸 주역으로 꼽힌다. 뿐만 아니라 자연 재해나 경제 위기가 닥칠 때면 저마다 사회적 약자를 돕기 위해 발벗고 나서는 등 사회적 책임도 성실히 이행해 왔다. 업종과 사업 유형에 따라 가장 잘할 수 있는 맞춤형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재능 기부’도 마다하지 않는다. 최근 몇년간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잡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확산되면서 ‘한국형 사회공헌 활동’도 좀더 체계화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미래 인재에 투자하라”
LG그룹은 대한민국 엘리트 스포츠의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비인기 종목에 대한 후원을 지속하고 있다. 스켈레톤이 대표적이다. LG는 2015년부터 스켈레톤 국가대표팀의 메인 스폰서를 맡고 있다. 스켈레톤이란 이름조차 생소했던 당시 열악한 인프라로 힘들게 훈련을 이어오던 대표팀에겐 ‘가뭄의 단비’ 같았다는 후문이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윤성빈 선수나 지난달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정승기 선수가 배출된 것도 이 같은 LG의 꾸준한 지원과 무관치 않다는 평가다. 아이스하키도 LG의 장기 후원 종목 가운데 하나다. 2016년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을 시작으로 지원 대상을 남자 및 청소년 대표팀으로 확대했다. 올해부터 ‘코리아 아이스하키 리그(이하 코리아 리그)’ 대회의 타이틀 스폰서도 맡았다.

KB금융그룹은 미래 세대 육성을 통해 지속 가능한 사회를 구축하려는 지속가능경영의 일환으로 돌봄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2018년 시작한 ‘돌봄 교실 운영’ 사업을 통해 초등학교 및 유치원에 설치한 시설만 지난해 기준 2265개로, 이용 아동 수는 4만5000명에 달했다. 이 사업은 저출산 고령화에 따라 늘어나고 있는 빈 교실을 활용해 돌봄 공백을 해소하자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KB금융은 교육부와 업무협약을 맺고 2018년부터 해마다 150억원씩 지난해까지 총 750억원을 들여 ‘온종일 돌봄 사업’도 추진 중이다. KB금융은 돌봄 교실의 공간을 설계할 때 선생님과 학부모, 학생 등 의견을 수렴해 어린이 친화적인 공간으로 꾸미고 있다. 강의 뿐만 아니라 소그룹 토론, 개별 학습 등 다양한 수업이 가능하도록 구성하고 친환경 자재와 모서리가 둥근 가구를 사용하는 등 안전 설계도 강화했다.

KB금융 산하 KB증권도 청소년 지원을 위한 ‘무지개교실’을 통해 취약계층 아동을 적극 지원 중이다. 2009년 시작한 무지개교실은 학습 공간 개보수, 도서관 환경 조성, 도서 기증 등을 시행하는 프로그램이다. 국내 21개소, 해외 9개소 등 총 30개소로 대상을 확대하고 있다. 다문화 가정 아동이나 저소득 미취학 아동 등을 대상으로 한글 학습을 위한 목소리 재능 기부도 펼치고 있다. 2016년부터 시작된 사업에서는 임직원들이 직접 동화책을 읽고 녹음한 음성 동화책을 기증한다. 2019년 임직원 20여명의 생생한 목소리가 담긴 음성 동화책 10권과 일반 도서 260여권을 양천구 내 다문화 가정에 전달하기도 했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도 지역사회 아동 청소년을 위한 사회공헌 활동에 적극적이다. 지난 1월 충남 홍성군 장곡신나는지역아동센터에서 서른 여섯번째 ‘캠코브러리’가 문을 열었다. 캠코브러리는 ‘캠코(KAMCO)’와 ‘도서관(Library)’의 합성어로, 캠코가 지역아동센터 내 노후 공간을 리모델링해 꾸민 작은 도서관이다. 캠코는 지금까지 전국 36곳에 캠코브러리를 마련하고 아동·청소년 권장도서 5만9000여권과 독서지도 1만1280시간 등을 지원했다.
○친환경·해외 사회공헌까지…
부영그룹은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는 이중근 회장의 신념에 따라 아호인 ‘우정(宇庭)’을 딴 기숙사(우정학사)를 포함해 전국의 초·중·고교에 기숙사, 도서관, 체육관 등 교육 및 문화시설을 기증해 왔다. 대학 등 고등교육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에 ‘우정(宇庭)’이 새겨진 건물을 지어 기부하는 등 미래 인재 양성을 돕고 있다. 지금까지 기증한 우정학사만 100여 곳에 달한다. 해외에서도 부영그룹의 교육 지원 사업은 활발한 편이다. 캄보디아, 라오스 등 600여 곳에 초등학교를 건립해주고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등에 디지털피아노 7만여 대와 교육용 칠판 60만여 개를 쾌척했다.

글로벌 프린팅·공작 기계 전문기업 브라더그룹은 친환경 사업에 조직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2050년까지 모든 사업 영역에서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사업장 곳곳에 태양광 발전 시스템을 도입하고 친환경 공조 설비를 도입했다. 생산 설비에도 각종 에너지 절약 시스템을 구축하고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관련 재무정보공개 태스크포스(TF)도 꾸렸다. 기후 변화가 사업에 미치는 다양한 시나리오를 선제적으로 분석해 경영에 활용하기 위해서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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