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자녀 입시 비리 혐의 등으로 징역 2년형을 선고받았다. 같은달 말 국가수사본부장으로 임명됐던 정순신 변호사는 아들의 학교폭력 문제로 낙마했다. 자녀를 위해 갖은 부도덕을 마다하지 않는 엘리트들의 민낯이 진영을 가리지 않고 확인됐다. 이는 민주주의와 함께 대한민국의 뼈대를 이루는 공화주의를 위기에 빠뜨리고 있다.1979년 10·26 사태로 공화당이라는 이름이 정치사에서 퇴장했기 때문일까. ‘민주’의 과잉과 대비해 ‘공화’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이해는 빈곤하다. 민주주의가 시민에 의한 통치를 내세우며 적극적인 권리를 주장하는 개념이라면, 공화주의는 집권자의 사익 추구와 중우정치로 민주주의가 타락하지 않기 위한 절제를 강조한다. 사익과 권리 확보 이상으로 공동체에 헌신할 것을 시민에게 호소한다. 법적 틀 내라도 개개인의 사익 추구가 극단화되면 공적 영역이 황폐화돼 전체주의로 내몰린다는 이유에서다.
이는 검찰 구성원들 역시 크게 다르지 않은 듯하다. 아들의 학폭을 감싸며 정부와 법정투쟁을 벌이던 2년간 정 변호사는 인권감독관 등으로 검찰에 몸담았다. 어느 조직보다 첩보에 민감한 검찰에서 공중파 방송까지 보도된 사실을 몰랐다고 믿기 어렵다. 윤석열 정부에서 고위공직자 인사 검증을 맡은 법무부와 대통령실 인사비서관, 공직기강비서관 등은 정 변호사와 함께 검사 생활을 한 인물들로 채워져 있다.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판단이 들었을 수 있다.
이 같은 부덕이 절제되지 않으면 시스템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져 공화국을 위기로 몰아넣을 수 있다. 알렉시 드 토크빌은 <미국의 민주주의>에서 말했다. “시민의 부패와 부덕은 공화국을 멸망으로 이끄는 첩경이다. 시민들은 사익의 충족이 공화적 삶이라는 전제하에 조건부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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