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총통, 내달 訪美 매카시 의장 만난다

입력 2023-03-07 14:24   수정 2023-03-21 00:31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다음달 미국을 방문해 ‘대중 강경파’로 불리는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과 만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당초 매카시 의장이 대만을 방문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하지만 중국의 반발을 고려해 차이 총통이 미국에 가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는 설명이다. 이 역시 중국을 강하게 자극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캘리포니아에서 만날 듯
파이낸셜타임스(FT)는 “차이 총통이 오는 4월 중미 지역을 방문하는 길에 경유하는 형태로 미국을 찾아 매카시 의장과 면담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차이 총통은 4월 초 중미 지역 순방을 위해 캘리포니아와 뉴욕을 경유할 것으로 전해졌다.

차이 총통과 매카시 의장은 캘리포니아에서 회동할 예정이다. 로이터통신은 “차이 총통이 캘리포니아 남부의 레이건도서관에서 연설할 계획이며 두 사람의 회동도 여기서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 도서관을 관장하는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재단은 FT에 차이 총통에게 연설 초청을 한 사실이 있다고 확인했다. 차이 총통의 방미는 2019년 7월 후 처음이다. 그는 당시 카리브해 4국 순방 중 뉴욕과 덴버 등을 경유했다. 정계 고위 인사와의 면담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백악관은 차이 총통의 방미 추진 보도에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관련 보도에 대한 질문에 “확정되지 않은 방문은 언급하지 않겠다”고 말을 아꼈다.

미국은 최근 몇 년 새 대만 지원을 늘리고 있다. 대만에 대한 ‘전략적 모호성’ 정책을 사실상 폐기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다. 지난달엔 미군이 대만 주둔 병력을 기존의 네 배가 넘는 200여 명으로 늘린다는 보도가 나왔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네 차례에 걸쳐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면 미군이 직접 개입하겠다”고 언급했다.
중국의 대응 수위 관심
대만 독립 성향이 강한 차이 총통과 공화당 내에서도 대중 강경파로 꼽히는 매카시 의장의 회동이 미국 본토에서 이뤄질 경우 중국의 대응 강도가 높아질 것이란 관측이다.

작년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했을 때 중국은 사실상 대만을 봉쇄하는 군사 훈련을 했다. 미국과의 대화 채널도 전면 중단했다. 현직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은 1997년 후 처음이었다.

미·중 관계는 지난해 11월 정상회담을 계기로 해빙 국면을 맞이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긴장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미 상공에서 발견된 중국의 정찰 풍선을 미군이 격추한 사건이 발생하면서다. 중국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돕기 위해 무기를 지원할 수 있다는 관측도 갈등 요인이다.

FT는 “중국의 공세적인 반응을 피하고자 매카시 의장이 대만을 방문하는 대신 차이 총통이 방미했을 때 만나기로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매카시 의장이 앞서 대만 방문 계획을 밝혔음에도 방문 시기를 특정하지 않은 이유가 중국의 반발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얘기다.

FT는 이날 칼럼을 통해 “작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을 공통의 적으로 규정한 공동성명을 냈다는 점을 상기해보면 중국은 결국 어떤 형태로든 러시아의 손을 잡아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중국이 러시아에 가세하면 서방은 우크라이나에 군사적 지원을 계속 쏟아붓느라 대만을 방어할 기회를 놓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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