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는 잡는다"더니…실수에 발목잡힌 대표팀

입력 2023-03-09 16:43   수정 2023-03-27 09:18


14년 만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 진출을 노리던 한국 야구 대표팀이 목표 달성은커녕 2013년 이후 3개 대회 연속 조기 탈락 위기에 몰렸다. 8강 진출을 위해 ‘첫 승 제물’로 삼았던 호주에 역전패당하면서다. 승부처마다 얻어맞은 3개의 홈런도 뼈아팠지만, 재역전 기회에서 세리머니를 하다가 주루사당하는 ‘본헤드 플레이’ 등의 실수도 발목을 잡았다.

한국은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 B조 조별리그 1차전 호주전에서 7-8로 역전패했다. 이날 패배로 강력한 우승 후보 일본을 포함해 남은 3경기에서 모두 이겨야 8강 진출을 노릴 수 있는 처지에 몰렸다. 한국은 10일 B조 최강인 일본과 ‘한·일전’을 벌인 뒤 12일 체코, 13일 중국과 경기한다. 한국이 무조건 이겨야 하는 일본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정상급 투수인 다루빗슈 유(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한국은 선발로 에이스 김광현을 내세운다.


한국은 2006년 제1회 대회에서 4강, 2009년 2회 대회에선 준우승을 차지했으나 1차전에서 패한 최근 2개 대회(2013·2017년)에서 모두 조별리그 문턱을 넘지 못했다. 대표팀 주장 김현수가 전날 “호주를 잡는 것만 생각하고 있다”고 말할 정도로 호주전 필승을 다짐한 이유다. 일본에 진다고 하더라도 8강에는 2팀이 진출하기 때문에 ‘약체’ 중국과 체코를 잡는다고 가정하면 호주만 이기면 승산이 있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경기는 다른 양상으로 흘러갔다. 한국 타자들은 5회 1사까지 13명의 타자가 연속 범타로 물러날 정도로 호주 마운드에 꽁꽁 묶였다. 그 사이 호주는 고영표에게 4회초 선취점을 뽑아낸 뒤 5회초 팀 케넬리가 솔로 홈런을 때려내며 2-0으로 달아났다.

한국도 기회가 없었던 건 아니다. 5회말 2사 1, 3루에 타석에 들어선 양의지가 좌측 펜스를 넘기는 ‘스리런’ 홈런을 날리며 3-2로 경기를 뒤집었다. 기세가 오른 6회말에는 박병호가 2루타로 추가점을 보태 4-2로 달아났다. 하지만 7회초부터 구원 등판한 김원중이 3점 홈런을 내주며 4-5 재역전을 허용했다.

한국은 7회말 다시 따라잡을 기회를 잡았으나 강백호가 찬물을 끼얹었다. 1사 후 대타로 나선 강백호가 호주의 워릭 소폴드로부터 좌중간 2루타를 뽑아냈지만, 동료들이 있는 더그아웃 쪽을 보며 세리머니를 하다가 베이스에서 발을 떼는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범했다. 이 틈을 호주 2루수 로비 글렌데닝이 놓치지 않고 강백호를 태그했다. 후속 타자인 양의지가 안타를 터뜨렸기 때문에 강백호의 실수가 더 뼈아팠다.

추격 기회를 놓치자 한국 마운드는 다시 무너졌다. 호주는 8회초 1사 후 베테랑 양현종을 상대로 퍼킨스가 3점 홈런을 터뜨리며 8-4로 달아났다. 한국은 8회말 호주 마운드가 제구 난조에 빠진 틈을 타 7-8까지 추격했으나 이어진 2사 만루에서 나성범이 삼진으로 물러나며 호주를 따라잡지 못했다. 9회에도 한국 타선은 침묵하며 끝내 1점 차 패배를 당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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