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시공사 경쟁 '시들'한데…설계 경쟁은 '후끈'

입력 2023-03-13 18:09   수정 2023-03-14 01:08

규제 완화에 힘입어 재건축 추진 단지가 늘면서 아파트 설계 업체들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부동산시장 침체로 시공은 수의계약이 크게 늘어난 것과 달리 설계업계는 고급화를 추구하는 조합들의 경쟁심리와 맞물려 때아닌 호황을 맞고 있다.

1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광장아파트 주택재건축 정비사업위원회는 최근 소유자 전체 회의를 통해 재건축 설계업체로 해안건축을 선정했다. 수주 경쟁에는 희림건축과 DA건축도 참여했다. 모두 여의도 재건축 단지 특성을 고려한 고급화 설계를 앞세웠는데 2위와 10표 차이로 해안건축이 최종 선정됐다. 위원회 한 관계자는 “990가구를 모두 남향으로 배치해 샛강 조망을 강조한 디자인이 표심을 갈랐다”며 “세 개 업체가 경쟁하며 다른 단지 시공사 선정보다 경쟁이 치열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재건축 추진 단지도 경쟁 방식으로 설계업체를 선정하고 있다. 부산 남천2구역(삼익비치타운)은 최근 100억원 규모 설계자 선정 경쟁을 통해 건원건축이 최종 선택됐다. 강남구 개포우성7차 역시 최근 재건축을 위한 설계 공모를 두고 DA건축과 건원건축이 수주전을 벌이고 있다. 추진위는 내외부 심사를 거쳐 다음달 총회에서 설계업체를 선정할 계획이다.

최근 35층 제한이 풀린 압구정 특별계획구역은 국제 현상공모에 나섰다. 현상공모는 일반 경쟁입찰보다 설계 비용이 비싸지만, 외국 업체가 참여할 수 있고 설계안만 놓고 평가하기 때문에 고급화 설계를 추진하는 단지가 주로 선택한다. 대표적으로 대치 은마아파트와 잠실주공5단지 등이 현상공모 방식으로 재건축 설계를 진행했다.

압구정 2구역은 지난 8일 설계자 선정을 위한 현장 설명회를 열었는데, 4개 업체가 참여해 고급화 설계 경쟁에 나섰다. 인근 3구역도 국제 현상공모 방식으로 설계자 선정 절차를 진행 중이다.

경쟁입찰이 치열한 설계시장과 달리 시공사 선정은 최근 다시 수의계약이 대세가 되고 있다. 원가가 가파르게 오르는 와중에 주택시장이 침체를 보여 건설사들이 몸을 사리고 있어서다. 1·2차까지 입찰경쟁이 무산된 재건축단지는 결국 수의 계약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수주전에서 탈락하면 그동안의 홍보 마케팅 비용이 모두 매몰되는 점도 건설사들이 경쟁입찰을 꺼리는 이유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수주전 비용이 큰 건설사와 달리 설계 업체는 비교적 부담이 덜하다”며 “오히려 주민들이 고급화 설계를 더 요구하면서 설계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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