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콜센터 맞나요?…롤게임 하고 벤츠 끄는 직원들 [최형창의 中企 인사이드]

입력 2023-03-27 16:45   수정 2023-03-27 16:55


“콜센터 업무를 단순히 전화받는 정도로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고객사 관련 분야 경험을 쌓으면서 응대하는 과정도 업무 특성에 맞춰 전문화되고 있습니다.”

국내 최대 컨택트센터 아웃소싱 전문기업인 유베이스의 송기홍 대표는 27일 자사를 소개하면서 ‘전문성’을 강조했다. 콜센터 업무가 가장 근본이지만, 제대로 수행하려면 배경지식이 탄탄히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

유베이스 센터 곳곳에선 전화 응대 외에도 다양한 업무가 이뤄지고 있었다. 전 세계 최다 이용자를 자랑하는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의 개발사 라이엇게임즈와 벤츠코리아 등 다양한 분야의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고객사인 까닭이다. 자연스럽게 업무도 게임을 하면서 불편한 점이 있는지 점검하거나, 벤츠 차량을 먼저 주행해 기능을 충분히 숙지하는 식으로 이뤄진다.

송 대표는 “프리미엄 전략을 쓰고 있어서 각 산업의 1등 기업을 잡고 있다”며 “고객 브랜드의 소비자를 최접점에서 만나는 업무인 만큼 고객 응대 수준을 높이고 전문성을 갖춰 정당한 가격을 받으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창립 25주년을 맞은 유베이스는 국내 6개 센터에 직원 1만2000명을 둔 회사로 성장했다. 국내 기업 150여개사가 고객이다. 넷플릭스와 에어비앤비 등 글로벌기업도 고객으로 두고 있다. 특히 넷플리스는 글로벌 14개 회사에서 나눠서 컨택센터 업무를 보고 있는데 유베이스의 성과가 가장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베이스는 이제는 ‘아시아 넘버원’이 되겠다는 각오로 일본과 대만, 말레이시아까지 센터를 열었다. 특히 말레이시아에서는 최대 12개국어 언어까지 소화가능하다. 송 대표는 “이미 글로벌 시장에는 매출 수조원에 달하는 프랑스 텔레퍼포먼스 같은 회사가 있다”며 “한국 기업은 짧은 시간 안에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탁월한 만큼 충분히 아시아의 대표적인 기업이 될 수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컨설턴트, 한국IBM 대표 등을 거친 송 대표는 2021년 유베이스에 둥지를 틀었다. 그는 “컨설팅, 정보기술(IT) 산업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직원 수가 많다”며 “제가 잘하면 2만여 명의 직원과 그 가족의 삶이 달라진다”고 했다. 특히 직원 복지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사내 카페뿐 아니라 헬스케어 센터, 수면실, 안마의자 등을 비치해 근무 중간중간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유베이스는 2019년 사모펀드(PEF) 운용사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를 새 주인으로 만났다. 지난해는 유사업종의 한일네트웍스를 인수하는 등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실적은 매출 5220억원, 영업이익 125억원이다. 2021년 3900억원이던 매출은 25% 뛰었다. 송 대표는 내년 매출 1조원을 기록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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