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실 나면 無보수"…공모펀드 첫 등장

입력 2023-03-31 18:16   수정 2023-04-10 16:28

수익이 나지 않으면 운용보수(수수료)를 받지 않는 ‘절대성과 연동형 공모 주식형펀드’가 출시된다. 그동안 사모나 일임자문 시장에서 절대성과 연동형 펀드가 많이 출시됐지만 공모펀드는 이번이 처음이다. 침체된 공모 주식형펀드 시장을 활성화하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VIP자산운용은 절대성과 연동형 공모펀드인 ‘VIP한국형가치투자’를 4월 3일 출시한다고 31일 발표했다. 가치투자자로 잘 알려진 최준철·김민국 공동대표 등 이 운용사의 간판급 펀드매니저 네 명이 운용을 담당한다.

이 펀드는 직전 1년 펀드 수익률에 따라 다음 분기 운용보수가 자동으로 변하는 게 특징이다. 손실이 날 경우 회복할 때까지 운용보수를 받지 않는다. 대신 수익이 나면 수익의 약 10%를 성과보수 형태로 받는다. 다만 운용보수는 최대 연 1.6%를 초과하지 않는다.

회사 관계자는 “저조한 성과에도 일정 수준의 보수를 계속 떼 가는 기존 공모펀드와 달리 운용사의 운용 책임을 강화한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1년 이하 투자하면 수익률과 관계없이 연 0.8%를 기본 운용보수로 받기로 했다. 장기투자를 유도하는 취지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앞서 신한자산운용도 지난달 수익률에 따라 운용보수가 바뀌는 공모펀드인 ‘신한얼리버드성과연동보수펀드’와 ‘신한중소형주알파성과연동보수펀드’를 출시했다. 하지만 이 펀드들은 코스피지수나 코스피중소형지수 대비 상대 수익률을 기준으로 보수가 변동되는 구조다. 절대수익률에 연동되는 공모펀드는 VIP한국형가치투자가 처음이다.
절대수익 내건 VIP…공모펀드 부활 이끌까
공모펀드는 10년 전까지만 해도 국민들의 주요 자산 증식 수단이었다. 2000년대 중반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인사이트 펀드, 2010년대 신영자산운용의 가치주 펀드가 공모펀드 열풍을 주도했다. 당시 증권사 영업지점은 펀드를 가입하려는 사람으로 장사진을 이룰 정도였다.

하지만 펀드 수익률이 고꾸라지고 마이너스 상태가 장기간 지속되자 펀드에 대한 불신이 싹트기 시작했다. 2010년 들어 상장지수펀드(ETF) 투자가 활성화하고, 2020년 동학개미운동까지 불면서 “손실 내고 수수료를 떼일 바에 직접 투자하겠다”는 생각이 투자자 사이에 자리 잡았다.
VIP운용, 높은 수익 자신감
찬바람이 불던 공모펀드 시장에서 변화를 일으킨 곳은 사모펀드 전문 운용사들이다. 사모펀드 시장에서 몸집을 키운 운용사들은 지난해 공모운용사로 잇달아 전환하며 파격적인 펀드를 선보이고 있다. 절대 수익을 추구하거나 VIP자산운용처럼 손실이 날 때 보수를 받지 않는 유형이 대표적이다.

VIP자산운용이 절대 성과 연동형 펀드를 출시한 것은 운용 역량에 대한 자신감이 반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003년 7월 운용을 시작한 VIP자산운용은 지난 20년간 가치투자 원칙을 앞세워 장기간 높은 수익률을 달성해왔다. 이 기간 대표펀드인 ‘VIP사모주식형펀드 1호’는 1120% 수익률(2월 말까지)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242% 오르는 데 그친 코스피를 다섯 배 차이로 제쳤다.

이번에 출시한 VIP한국형가치투자 펀드는 회사의 특기인 가치투자에 성장주를 가미한 ‘바벨전략’으로 운용된다. 가치주에 정통한 최준철·김민국 공동대표가 운용자산의 약 60%, 성장주와 낙폭과대회복주 등에 강점이 있는 박성재·조창현 매니저가 나머지 40%를 운용한다.
증권가 대세는 절대수익
증권업계에서는 공모펀드가 장기간 부진한 주요 이유로 ETF의 부상, 직접 투자 확대, 부족한 세제 혜택 등을 꼽아왔다. 하지만 실제 원인은 낮은 수익률이라는 게 증권가 안팎의 대체적 평가다. 부진한 공모펀드 시장에서도 수익률이 높은 펀드는 큰돈을 끌어모으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강남 자산가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성장한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2019년 첫 공모펀드인 ‘타임폴리오위드타임’을 출시해 1조원에 가까운 투자금을 끌어모았다. 2019년 9월 설정 이후 지금까지 연평균 23%에 해당하는 71%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VIP자산운용이 지난 2월 출시한 첫 공모펀드 ‘VIP 더 퍼스트 펀드’는 출시하자마자 목표 금액 300억원이 완판됐다. 고유 자금 34억원을 펀드에 투입해 공모펀드 최초로 손익차등형 구조를 짠 게 주효했다. 펀드 손실은 10%까지는 운용사만 보고 수익이 나도 15%까진 운용사가 보수(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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