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년 전 선교사가 본 조선은 어땠을까

입력 2023-04-04 18:22   수정 2023-04-05 00:38

“어둠 속에서 억압받고 있는 한국 백성에게 밝은 빛의 자유를 허락해 주옵소서.”

갑신정변 이듬해인 1885년 4월 5일 부활절. 인천 제물포항에 도착한 미국 선교사 아펜젤러 목사 부부와 호러스 그랜트 언더우드 목사는 이렇게 기도했다. 국내에 개신교가 처음 전파된 순간이었다. 이때 엘라 아펜젤러 여사의 뱃속에 있던 아기가 훗날 엘리스 아펜젤러 이화학당 교장으로, 학교를 서울 신촌으로 옮겨 현재 이화여대 캠퍼스의 토대를 마련했다. 헨리 아펜젤러 목사가 세운 배재학당은 이승만, 여운형 등 독립운동가를 길러냈다. 언더우드 목사는 연세대와 세브란스병원 설립에 주요한 역할을 했다.

오는 9일 부활절을 앞두고 한국교회총연합과 국내 주요 일간지 종교기자단이 3~4일 인천·강화도 기독교 근대문화유산을 탐방했다. 선교사들이 입국한 제물포항 인근 ‘기독교 100주년 기념탑’을 비롯해 여섯 칸짜리 초가집에서 시작된 한국 최초의 감리교회인 인천 내리교회, 랜디스 선교사가 의료선교 활동을 펼쳤던 인천내동교회(사진), 한옥 양식으로 지어진 대한성공회 온수리교회 등 역사의 현장을 방문했다. 허은철 총신대 역사교육과 교수가 동행했다.

올해는 1893년 강화 첫 번째 교회인 교산교회가 세워진 지 130년 되는 해다. 이 해에 강화 출신 주막 주인인 이승환은 인천 내리교회 담임목사였던 존스 선교사에게 세례받는다. 강화 지역 유학자가 서양인의 입도를 막자 달밤에 배 위에서 이승환 모자에게 세례 의식을 했다. 이를 계기로 강화에서 개신교가 퍼져나갔다.

첫날 일정을 함께한 이영훈 한교총 회장(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은 “교육, 의료 등 한국 근대문화 전반에 선교사들이 영향을 미쳤다”며 “이후 한국 교회가 급속 성장하면서 권위주의에 빠졌는데, 선교사들의 발자취를 돌아보며 환골탈태하겠다는 다짐을 되새겨본다”고 말했다. 한교총과 CTS기독교TV는 9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부활절의 의미를 기리는 ‘2023 부활절 퍼레이드’를 펼칠 예정이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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