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하반기에 사세요"…美은행 위기에 대규모 할인 판매, 왜?

입력 2023-04-05 15:58   수정 2023-04-13 00:31


미국 자동차 제조사들이 연내 대규모 할인 판매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최근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등으로 '유동성 위기'가 우려되는 은행권에서 자동차 대출 신용 기준을 강화하는 움직임이 감지되면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자동차 구매를 위한 이자비용 상승으로 미국 신차 시장에서는 구매자들의 구매 포기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고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어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차량 할인에 대한 압박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높은 자동차 가격과 높은 이자율이 결합해 차량 구입 비용을 증가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차값은 역사적 최고점을 찍은 상태다. 지난 2년간 이어진 반도체칩 부족 등 공급망 사태 때문이다. 올해 2월 평균 거래 가격(구매자가 실제 지불한 금액, 할인 포함)은 1년 전에 비해 5% 오른 4만8763달러다. 전월보다 1% 하락하는 데 그쳐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에선 통상 차량 구매자의 80%가 대출을 이용한다. 그만큼 이자비용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자동차전문 시장조사업체 콕스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신차 대출의 평균 이자율은 1년 전 5.66%였다. 하지만 가파른 물가상승세를 억제하려는 미 중앙은행(Fed)의 긴축(금리 인상) 기조로 인해 최근 8.95%까지 치솟았다. 바클레이스는 "4만5000달러짜리 차량을 기준으로 월평균 납입해야 하는 자동차 대금은 2021년 4분기 702달러에서 작년 4분기 748달러로 올랐다"고 추산했다.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떨어지면서 일선 자동차 매장에서는 각종 할인제도가 다시 등장하고 있다. 리스 계약, 특별 할부 금리, 현금 리베이트 등이 대표적이다. 이 같은 할인제도로 제공되는 할인폭은 올해 2월 차량 한 대당 약 1474달러에 달했다. 평균 거래 가격의 3% 수준이다. 과거 가장 높았던 10% 수준의 할인폭에는 못 미치지만, 1년 만에 가장 큰 규모다.

제너럴모터스(GM)는 최근 "가격 경쟁력을 추구한 덕분에 미국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었다"고 밝혔다. 포드는 "올해 하반기 할인율을 더 높일 계획"이라며 "연말까지 5% 가까이 신차 가격이 빠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 애널리스트들은 "자동차 회사들이 판매 호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저렴한 모델을 더 많이 생산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반도체 부족 사태 당시 고가 모델 양산에만 집중했던 시스템을 다시 조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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