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방문도 환자 접촉도 없는 '원숭이두창' 첫 감염자 나왔다

입력 2023-04-09 18:27   수정 2023-04-10 00:34

국내 여섯 번째 엠폭스(MPOX·원숭이두창) 감염자가 나왔다. 최근 3개월간 해외 방문 이력이나 국내 환자 접촉 이력이 없는 첫 지역감염 의심 사례다.

9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3일 피부발진 등으로 병원을 찾은 내국인 A씨가 7일 엠폭스로 확진됐다. 원숭이두창으로 알려진 이 질환은 해당 명칭이 편견을 심어줄 수 있다는 세계보건기구(WHO) 권고에 따라 엠폭스로 부르고 있다.

A씨는 지난달 말부터 의심 증상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환자를 처음 진료한 의료진은 다른 감염병 검사에서 모두 음성이 나오자 6일 관할 보건소에 엠폭스 감염이 의심된다고 신고했다.

A씨는 최근 3개월간 해외를 다녀온 적이 없다. 지난달 13일 발생한 다섯 번째 환자와도 접촉하지 않았다. A씨에게 엠폭스를 전파했지만 방역망에선 벗어난 ‘숨은 확진자’가 지역사회에서 생활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감염 연결고리가 없는 엠폭스 지역감염 의심 환자가 보고된 국내 첫 사례다. 입원 치료 중인 A씨는 양호한 상태다. A씨 동선과 접촉자 등 구체적 역학조사 결과는 오는 12일 공개된다.

국내에서도 당분간 엠폭스 지역감염이 잇따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엠폭스 환자 상당수는 동성 남성 간 성접촉 등으로 감염됐다.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첫 환자가 나온 일본에서는 올해 2월부터 매주 10여 명의 지역감염자가 보고돼 누적 환자가 95명(4일 기준)까지 늘었다. 대부분 30~40대 남성이다. 동성애에 대한 편견 탓에 의심 환자가 제때 검사받지 않아 감염병이 토착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방역당국은 A씨의 거주지와 성별, 연령 등은 모두 공개하지 않았다.

엠폭스에 걸리면 발열 피로 등과 함께 피부발진을 호소한다. 코로나19와 달리 밀접접촉으로 전파되기 때문에 광범위한 확산 위험은 낮을 것으로 방역당국은 평가했다. 치명률은 1% 미만이다. 앞서 국내에서 확진된 환자 다섯 명은 모두 합병증 없이 퇴원했다.

기존 천연두 백신도 80% 정도 예방률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유럽 등에선 덴마크 바바리안노르딕의 3세대 천연두 백신 진네오스가 엠폭스 예방용으로 승인받았다. 한국 정부도 지난해 이 백신 5000명분을 도입했다. 국내 기업 중엔 HK이노엔이 2세대 백신을 비축용으로 생산하고 있다.

국내에선 1978년까지 천연두 백신 접종이 이뤄져 이전 출생자는 예방력이 어느 정도 남았을 것이란 평가다. 질병청 관계자는 “일반 인구 전파 위험도는 (코로나19보다) 낮다”며 “과도한 우려는 불필요하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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