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채권 발행에 속속 나서고 있다. 채권시장 위축으로 발행량이 급감했던 지난해와는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ESG 채권을 통해 이자 비용을 줄이고 대외적인 이미지도 제고하겠다는 수요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화(A+)도 지난 5일 열린 ESG 채권 수요예측에서 ‘완판’에 성공했다. 1000억원어치 ESG 채권 수요예측에서 총 7050억원의 주문을 받았다. 2년물 400억원 모집에 3150억원, 3년물 600억원 모집에 3900억원이 들어왔다. 흥행에 성공하면서 2년물은 1150억원, 3년물은 750억원으로 발행 규모를 늘렸다. 확보한 자금은 미국 조지아에 짓고 있는 태양광 통합 생산 단지인 ‘솔라 허브’ 구축을 위해 사용할 예정이다.
기관투자가의 관심이 쏠리면서 조달 금리도 낮췄다. 이 회사 민간 채권평가기관 평균 금리보다 2년물은 2bp(1bp=0.01%포인트), 3년물은 5bp 낮은 수준에서 금리가 책정됐다.
두 회사 모두 환경부에서 지원하는 ‘한국형 녹색채권’을 통해 발행하는 게 특징이다. 한국형 녹색채권은 ‘한국형 녹색분류체계’에 규정된 활동을 위해 자금을 조달하고자 발행되는 ESG 채권이다. 환경부가 ‘그린워싱(위장 환경주의)’ 예방을 위해 도입한 제도다. 해당 기준에 따라 ESG 채권을 발행하면 이자 비용을 최대 3억원까지 줄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ESG 채권은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 등의 직격탄을 맞아 발행량이 급감했다. 자금난이 심화된 가운데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발행 작업이 복잡한 ESG 채권을 꺼렸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ESG 채권 발행액은 57조4803억원으로 집계됐다. 한 해 전보다 33.7% 감소했다. 올해 들어서는 △1월 1조6452억원 △2월 3조5917억원 △3월 8조6340억원 등 증가세를 타고 있다.
금리 인상 기조 완화 등으로 채권시장이 다소 안정을 찾으면서 ESG 채권으로 이자 비용을 낮추거나 기관투자가의 관심을 끌겠다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송미경 나이스신용평가 투자평가본부 ESG 사업실장은 “자금 조달에 애를 먹었던 지난해에는 기업들이 ESG 채권에 눈을 돌릴 여유가 없었지만 최근 ESG 채권 발행에 관한 기업의 문의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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