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도 울었다' 故현미 발인 엄수…눈물의 마지막 배웅 [현장+]

입력 2023-04-11 11:18   수정 2023-04-11 11:36


<i>"그 밤이 꿈이었나 비 오는데, 두고 두고 못다 한 말 가슴에 삭이면서, 떠날 때는 말없이 말없이 가오리다".</i>

지난 4일 별세한 원로 가수 고(故) 현미(본명 김명선, 85)의 발인식이 가족·동료들의 애도 속에 11일 엄수됐다.

이날 서울 동작구 중앙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는 오전 9시께부터 현미의 영결식과 발인식이 진행됐다.

대한가수협회장으로 엄수된 이날 영결식과 발인식은 조카인 배우 한상진과 가수 노사연 등 고인의 가족을 비롯해 수많은 가요계 지인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고인을 애도하는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거행됐다.



오전 9시 30분께 시작된 영결식은 개그맨 이용식의 사회와 함께 고인을 향한 묵념에 이어 대한가수협회장인 가수 이지연의 조사 낭독, 가수협회 이사인 가수 박상민과 후배 알리의 추도사가 이어졌다. 이들은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며 참아왔던 눈물을 쏟아내기도 했다.

조사를 맡은 이지연 대한가수협회장은 "수십 년 동안 노래처럼 떠날 때는 말없이 한마디 말씀도 없이 떠나가셨다. 선배님의 호탕한 그 웃음을 이제 다시는 볼 수 없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며 "언제나 선배님이 계시는 자리에는 항상 웃음꽃이 피어나고 선배님의 무대는 그 누구도 따라 할 수 없는 파워풀한 가창력과 뜨거운 열정이었다. 세월이 흘러도 현역이라는 자리를 굳건히 지켜내셨다"고 전했다.

이어진 추도사에서 박상민은 "가요계 남긴 업적은 실로 대단하다"며 "누구도 따라 할 수 없는 압도적인 성량과 예술성, 주옥같은 히트곡들로 진짜 후배들이 감히 따라 할 수 없는 정도로 스타였고, 대스타이자 닮고 싶은 선배님이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유명 가수를 떠나 한 인간으로 참 따뜻하고 멋진 분, 항상 유쾌하고 씩씩하셨지만, 그 이면에는 그 시절 어머니들의 아픔과 고단함, 외로움도 있을 거라 생각한다"며 "부디 이곳에서 좋은 추억들만 다 가지고 가셔서 그곳에서 편안하게 영면에 드시길 바란다. 존경하고 진심으로 사랑한다"고 덧붙였다.



알리는 "선배님의 가요계 업적을 후배들이 본받을 것이라 생각한다. 돌아가시기 전날에도 공연하셨다기에 놀라웠다"며 "깊이 있는 목소리 온몸을 뒤덮는 울림 저 역시 가수로서 선배님의 열정을 담고 싶고, 후배로서 부족한 점이 많지만, 선배님의 빈자리를 조금이나 메꿀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저희 후배들은 이곳에서 선배님을 추억하고 그리워할 테니, 그곳에서도 좋아하는 노래 마음껏 힘차게 부르시며 행복하셨으면 좋겠다"며 "선배님과 이 시대에 함께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고, 존경하고 사랑한다"고 전하며 눈물을 보였다.

조가는 고인의 히트곡이자 애달픈 가사가 돋보이는 '떠날 때는 말없이'가 선정됐으며, 영결식장에는 애타게 고인을 그리는듯한 노랫소리가 퍼져 나왔다. 이 노래는 1964년 발매돼 같은 해 개봉한 고 김기덕 감독(1934~2017)이 만들고 신성일, 엄앵란이 출연한 동명의 영화 주제가로 쓰인 곡이다.

오전 10시께부터는 발인 절차가 진행됐다. 배우 한상진과 가수 노사연 등 유가족과 서수남 장례위원장, 임원들의 헌화에 이어졌다. 발인식 거행 후에는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 후, 고인의 두 아들이 거주하고 있는 미국으로 옮겨져 영면에 들 예정이다.



지난 4일 고인의 별세 후 가요계는 1957년 미8군 부대에서 여성 보컬 그룹 '현시스터즈'로 데뷔 후 1962년 '밤안개'를 시작으로 '보고 싶은 얼굴', '몽땅 내 사랑', '떠날 때는 말없이'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낳은 한국 가요사의 진정한 디바인 고인의의 업적을 기려 대한가수협회장으로 치르기로 했다.

현미는 지난 4일 오전 9시 37분께 서울 용산구 이촌동 자택에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팬클럽 회장이 발견, 곧장 경찰에 신고해 현미를 인근 병원으로 옮겼으나 사망했다. 향년 85세.



5일간 치러진 장례식장에는 고인을 추모하는 조문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고인의 조카인 배우 한상진과 가수 노사연을 비롯해 빈소에는 현숙, 배일호, 정훈희, 하춘화, 설운도, 김흥국, 장미화, 쟈니 리, 진성, 배인순, 남일해 등 많은 동료 선후배 가수들이 찾아 애도했다. 나훈아, 이미자, 박구윤을 비롯해 윤석열 대통령도 근조 화환을 보내 고인을 보내는 안타까운 마음을 표했다.

고인의 유족으로는 고 작곡가 이봉조와 사이에 낳은 두 아들이 있으며, 가수 원준희가 둘째 며느리다. 가수 노사연, 배우 한상진이 조카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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