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가 16일 나란히 세월호 추모 행사에 참석했다. 김 대표는 오는 19일 박근혜 전 대통령을 예방하기로 했던 일정을 취소하고 4·19 혁명 기념식에 참석하기로 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지지율 하락을 만회하기 위해 중도층으로의 외연 확장에 시동을 걸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이번주 당 윤리위원회 구성을 마무리한다. 잇단 실언으로 논란이 된 김재원 최고위원이 윤리위 ‘징계 1호 대상’에 오를 것이란 관측이 유력하다.
기억식 행사에 앞서 인천가족공원에서 열린 추모식에는 윤 원내대표가 참석했다. 정부 측에선 한덕수 국무총리가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민 안전의 날’ 기념행사를 찾았다. 한 총리는 이 자리에서 “세월호 참사의 비극을 단 한순간도 잊은 적이 없다”며 “정부는 ‘국민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더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힘을 쏟아왔다”고 말했다.
여당 지도부의 세월호 추모 행사 참석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21년부터 매년 추모식에 참석해 왔다. 다만 이번 추모식 참석은 최근 당 지지율이 하락세에 있는 만큼 중도층 민심을 잡기 위한 행보란 분석이 나온다. 한국갤럽이 지난 11~13일 시행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31%로 전당대회가 열린 3월 첫째주(39%) 이후 매주 떨어지고 있다. 김재원·조수진·태영호 최고위원의 잇따른 설화에 이어 ‘근로시간제 개편’ ‘미국 정부 도·감청 의혹’ 등 악재가 겹친 영향이다.
극우 성향의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논란과 관련해 당 지도부에 쓴소리를 한 홍준표 대구시장을 당 상임고문에서 전격 해촉한 것도 논란을 키웠다.
당 지도부는 이와 함께 민생 행보를 통해 중도 확장에 힘을 쏟겠다는 계획이다. 당 관계자는 “당 정책위원회와 민생특별위원회 등을 통해 민생에 도움 되는 정책을 적극 발굴해 지지율 회복에 나서겠다”고 했다. 다만 한 초선 의원은 “연이은 당내 잡음으로 위기감은 커지고 있지만, 정책과 정무적 차원에서 중도층 표심을 끌어올 돌파구는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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