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끼 35만원인데도 줄선다"…한국서 난리 난 명품 식당

입력 2023-05-07 15:00   수정 2023-05-07 16:20


'스몰 럭셔리(작은 사치로 만족감을 느끼는 것)' 유행이 이어지는 가운데 가정의 달인 5월 그야말로 '한 입의 사치' 끝판왕들이 등장했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이 국내에서 세 번째로 선보이는 팝업 레스토랑은 1인당 식사 가격이 최고 70만원에 달하지만 이미 주말은 만석이다. 여름마다 돌아오는 호사인 호텔 빙수 한그릇 가격은 처음으로 10만원을 돌파했다.
루이비통·구찌를 맛본다…명품, 미식을 탐하다

승승장구하고 있는 명품 브랜드들이 이젠 미식으로 국내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루이비통이 국내에서 세 번째로 팝업 레스토랑을 선보인 게 대표적 사례다. 저녁 식사 한 끼를 위해 최소 35만원, 와인 페어링을 더하면 최대 70만원을 지불해야 하지만 주말 식사 예약은 이미 동이 난 상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루이비통은 지난 4일부터 다음달 15일까지 '메종 서울'에서 런던 레스토랑 '이코이'와 함께 한국의 세 번째 팝업 레스토랑 '이코이 앳(at) 루이비통'을 운영한다.

영국 런던의 미슐랭 2스타 레스토랑 이코이의 총괄 셰프이자 공동창업자인 제레미 찬이 방한해 한국의 미식가들을 만난다. 이코이는 미쉐린그룹이 발간한 레스토랑 평가서 미슐랭(미쉐린)가이드로부터 2스타를 획득한 레스토랑이다. 별 2개는 미슐랭가이드 기준 '멀리 찾아갈 만한 식당'이란 평가다.


이번 팝업 레스토랑에서 루이비통은 브랜드 철학인 '여행 예술'의 가치를 반영한 요리를 선보인다.

루이비통은 엄선한 제철 재료로 만든 ‘문화 간의 만남’이 담긴 요리를 선보여 다양한 문화에 대한 애정과 찬사를 전하는 특별한 미식 경험을 선사하겠다고 설명했다. 런치·애프터눈·디너 등 세 가지 중 고를 수 있는 코스는 1인 10만원부터 시작한다. 앞서 두 차례 팝업 레스토랑 운영 당시에도 '예약 전쟁'을 겪은 루이비통은 더 많은 방문객을 받기 위해 애프터눈 코스를 런치와 디너 코스로 나눠 운영한다고 소개했다. 가장 비싼 디너 코스의 가격은 35만원, 와인 5잔을 곁들이는 와인 페어링을 더할 경우 최고 70만원을 지불해야 한다.

비싼 가격에도 경험에 아낌없이 비용을 지불하는 소비자의 호응이 이어지면서 주말을 중심으로 빠르게 예약이 찼다. 지난달 17일부터 시작된 예약은 주말의 경우 전 코스 예약이 마감된 상태다. 앞서 두 차례 운영한 루이비통 레스토랑은 단기간에 예약이 마감됐고, 일부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는 예약건에 대해 웃돈이 붙어 거래되기도 했다.


최근 국내에선 명품 브랜드의 미식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가장 먼저 식음료(F&B) 서비스를 선보인 명품 브랜드는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소속인 크리스찬디올이다. 2015년 카페를 선보였고 지난해 연 성수 콘셉트스토어에서도 카페를 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 '디올카페'로 태그된 게시물은 2만3000건에 달한다. 지난해에는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가 한남동에 '구찌 오스테리아'를, 스위스 시계 브랜드 브라이틀링이 '브라이틀링 타운하우스 한남'을 냈다.

이는 음식과 음식을 먹는 레스토랑 공간으로 다수의 명품 브랜드가 추구하는 이미지를 소비자의 오감에 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번 루이비통 팝업 레스토랑에서는 브랜드 장인정신을 반영한 인테리어 디자인, 지난달 밀라노 가구 박람회에서 선보인 오브제 노마드 컬렉션을 만나볼 수 있다. 루이비통은 이번 팝업 레스토랑에 대해 "특별한 다이닝 경험을 선사하며 혁신과 뛰어난 예술성을 추구하는 메종의 가치를 다시 한번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빙수 한 그릇 10만원 넘었다…뷔페는 20만원 육박
5성급 특급 호텔에선 빙수와 뷔페 등 식음료(F&B) 가격이 오름세다. 한 그릇에 10만원 넘는 애플망고 빙수가 등장했고, 뷔페 가격은 인당 최고 20만원을 바라보고 있다.

포시즌스 호텔이 오는 9월까지 판매하는 '애플망고빙수'(애망빙)의 몸값은 12만6000원에 달한다. 5성급 호텔 중에서도 단품 기준으로 '10만원대 빙수'는 처음이다. 지난해 판매한 '골든 제주 애플망고 빙수'(9만6000원)에서 껑충 뛰었다.

다른 특급호텔 빙수 가격도 줄줄이 뛰고 있다. 대표적으로 호텔빙수 유행을 이끈 신라호텔의 애플망고빙수는 올해 가격을 9만8000원으로 책정해 지난해(8만3000원)보다 18.1% 올렸다.

롯데호텔과 웨스틴조선 서울 등도 4~8% 수준으로 가격을 올린 애플망고 빙수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업계에선 주 재료인 제주산 애플망고를 비롯한 주요 식재료와 인건비 부담 등이 가격에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한다.


가정의 달 주말 저녁 특급호텔에서 뷔페를 먹으려면 1인당 10만원대 중반대 식대를 각오해야 한다. 최고 18만원대로 치솟았기 때문이다.

올 초부터 5성급 호텔 뷔페는 줄줄이 10~20%대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조선팰리스 서울강남의 경우 이달부터 주말 저녁 뷔페 가격을 1인당 16만5000원에서 18만5000원으로 올렸다. 지난해 5월 인상 전 당시 14만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두 차례 인상을 거치며 30% 넘게 뛰었다.

이처럼 호텔업계가 연달아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든 데는 원가 상승분 반영 외에도 소비 양극화 흐름 속 가격 저항이 거세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최근 외식산업 인사이트 리포트에서 올해도 외식업계의 양극화 경향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일각에선 올해 양극화 기조가 한층 심화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일례로 지난해에도 주요 특급호텔이 빙수 가격을 줄줄이 인상했지만 문전성시를 이룬 바 있다. 작년 5월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파르나스와 인터컨티넨탈 서울코엑스의 월간 빙수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2배 이상 늘어 2013년 이후 5월 판매량 최대치를 경신했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구글의 '2022년 올해의 검색어'에 따르면 인플레이션이 상승하고 금리가 상승하며 소비 여력이 감소한 소비자들은 단순히 가격이 제품을 소비하기 보다는 본인에게 가치 있는 것으로 소비를 압축하는 형태를 보였다"며 "'소소한 사치’ 관련 소비 형태가 유효했다"고 분석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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