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광엽 칼럼] 좌파 천하통일하고 진격하는 NL

입력 2023-05-08 17:59   수정 2023-05-09 00:12

20여 년 전 ‘주사파’ NL이 좌파진영을 천하통일했다. ‘PD당’이었던 민노당 당권을 장악하면서다. 단순화하면 NL은 김일성주의, PD는 마르크스주의다. ‘개족보(NL)’가 나름 ‘정통파(PD)’를 굴복시킨 건 ‘사건’이자 미스터리였다. 김정일이 공들인 대남공작의 결정적 승리라는 게 정설이다.

NL의 좌파 평정은 오늘 한국에서 벌어지는 무한 갈등의 근원적 출발점이다. 그들의 세계관은 기괴하다. ‘무오류 수령님과 불패 전위당의 지도 아래 세계가 돌아가야 한다’로 압축된다. 한국을 ‘G8’으로 이끈 자유 개방 개인 인권이라는 가치에 정확히 역행한다.

어이없는 망상체계지만 ‘좌파 천하통일’을 넘어 나라를 통째로 접수할 기세다. NL 사관에 딴지 건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의 고립과 고초가 그 방증이다. ‘김구가 김일성의 통일전선전략에 당했다’는 그의 발언은 더하고 뺄 것 없는 사실이다. 진보사학자들도 인정하는 정설이다. 그의 ‘김일성 4·3 개입설’ 역시 팩트에 기반한 합리적 주장이다.

그런데도 일파만파 설화로 비화했다. 국민의힘 대표와 ‘윤핵관’까지 망언이라며 손절에 급급하다. 한국은 누군가가 정의를 독점하고 양심의 배신을 강요당하는 낯선 나라로 전락 중이다.

NL의 역사공정은 예상외로 잘 먹히고 있다.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승만이 멸공을 외친 탓에 남침당했다”고 망발했다. 북한보다 더 북한스러운 ‘내재적 접근법’이었지만 시비는 오뉴월 실바람보다 미약했다.

‘찐 주사파’는 기실 한 줌에 불과할 것이다. 그러나 ‘NL 스타일’을 장착한 생계·생활형 네트워크는 확산일로다. 최강 전투력의 민주노총을 접수한 게 2년 전이다. 건설·택배 등 ‘무대뽀 노조’는 예외 없이 NL 작품이다. 거대 야당에는 경기동부연합과의 친화성이 뚜렷한 이재명 체제가 들어섰다. ‘위헌 통진당’ 이석기의 후배가 당당히 의회에 입성한 것도 불과 한 달 전 일이다.

세상이 수상하게 돌아가다 보니 방송국들도 대놓고 편파방송하며 줄을 선다. MBC·KBS는 윤석열 대통령 방미 기간 중 라디오 시사프로 출연진의 70%를 친야 인사로 채웠다. ‘우리 진지는 난공불락’이라는 자신감 없이는 불가능한 노골적인 도발이다.

NL 네트워크는 흑도 백으로 만들 만큼 화력이 막강하다. ‘근로시간 유연화’ 논란을 보자. ‘노동자 건강권’을 앞세운 현행 ‘주 52시간 근로제’는 국가가 시민자유를 통제하는 전근대적 입법이다. ‘학생 건강권’을 빌미로 ‘시험기간 새벽공부 금지’를 강제한 격이다. 그런데도 민주노총, 야당, ‘닥치고 언론’은 우르르 달려들어 ‘천사법’으로 둔갑시켰다.

‘NL 스타일’은 협박하고 우기고 선동하는 ‘평양 스타일’과 닮았다. 견해가 다른 학자를 좌표 찍고 직장까지 찾아가 행패 부리는 정도는 애교다. 맹렬히 저항하면 ‘극우’ 딱지를 붙인다. ‘노동운동 전설’ 김문수 경사노위 위원장도 그렇게 극우가 됐다.

북처럼 우상화·성역화가 진행되는 점도 NL화(化)의 단면이다. ‘5·18 헌법 전문 수록 반대’ 발언으로 퇴출 위기를 맞은 ‘김재원 사례’가 웅변한다. 두어 해 전까지 국민의힘 입장은 ‘신중한 검토’였고 ‘시기상조’라는 여론도 40%에 달했다. 그런데도 일체의 논의가 실종되고 난타당하는 현실은 그대로 ‘언터처블’ 5·18의 위엄이다. 4·3과 김구도 성역화 패스트트랙에 태워졌다.

평양을 넘어 베이징·모스크바 독재자들과 싱크로율 99%인 낯 뜨거운 주장도 난무한다. ‘훈련은 전쟁을 부른다’며 야 3당(민주·정의·진보)이 ‘한·미·일 군사훈련 중단’을 촉구하는 지경이다. 부끄러움도 모른 채 스스로의 정당성에 도취한 세태, 바로 세계와 문명을 적대시한 나치의 정신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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