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만나려면 굶어 죽어야"…케냐 사이비 사망자, 200명 넘어

입력 2023-05-14 07:25   수정 2023-05-25 00:01



케냐에서 '예수를 만나려면 굶어 죽으라'는 사이비 종교 교주의 강요로 숨진 신도 수가 200명을 넘긴 것으로 파악됐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케냐 샤카홀라 숲에서 종말론을 숭배했던 생존자와 희생자를 수색하던 인력이 22구의 사체를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이로써 해당 종교와 관련된 사망자 수는 201명이 됐다.

수색 지역 관계자는 "시신을 22구 발굴했지만, 생존자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수사 당국은 숲 곳곳에 흩어져 있는 얕은 무덤을 파헤쳐 유골을 찾는 작업을 펼쳐오고 있다. 지난 12일에는 한 무덤에서 12명의 어린이를 포함한 29구의 시신이 발견되기도 했다. 지금까지 신고된 실종자 수는 610명에 달해 생존자를 찾기 위한 수색도 이어지고 있다.

희생자들 대부분은 기쁜소식국제교회(Good News International Church) 신도와 그들의 자녀들로 파악되고 있다. 기쁜소식국제교회 교주 폴 매켄지(Paul Mackenzie)는 "세상이 끝나기 전에 천국에 갈 수 있도록 자녀를 굶겨 죽이고, 자신도 죽으라"고 신도들을 강요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10일 케냐 법원은 매켄지에 대한 보석을 기각했다.

지역 행정관은 교주의 명령을 어기고 금식을 깨거나 숲을 이탈하려는 신도가 살아서 나가지 못하도록 감시하던 '집행자' 등 26명이 구금됐다고 전했다.

이들은 교회 인근 샤카홀라 숲 일대에서 집단 금식 행위를 했다. 정부 소속 병리학자는 굶주림이 주요 사망 원인으로 보인다고 전하고, 어린이 등 금식을 못 하는 일부는 목이 졸리거나 구타 혹은 질식에 의해 숨졌다고 전했다. 현지 언론은 수사관의 말을 인용해 장기가 적출된 사례도 있다고 전하고 있다.

수색 및 구조 작업에서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생존자가 구조됐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일부는 발견 당시 몸이 너무 약해진 상태라 혼자 걷지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윌리엄 루토 케냐 대통령은 수백명의 사람들이 어떻게 유인됐고, 사망했는지 제대로 조사와 감시를 시행하지 못한 기관에 대한 조치를 권고하기 위해 조사위원회를 구성했다. 또한 매켄지의 재산에 대한 수사도 진행 중이다. 또한 해당 종교 외에 기본권에 위배되는 가르침은 없는지 다른 종교 지도자들에 대한 심문도 이뤄지고 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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