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만으론 막막…소개팅 주선해 연봉 2배 벌어요" [방준식의 N잡 시대]

입력 2023-05-28 07:00   수정 2023-05-28 08:10

<svg version="1.1" xmlns="http://www.w3.org/2000/svg" xmlns:xlink="http://www.w3.org/1999/xlink" x="0" y="0" viewBox="0 0 27.4 20" class="svg-quote" xml:space="preserve" style="fill:#666; display:block; width:28px; height:20px; margin-bottom:10px"><path class="st0" d="M0,12.9C0,0.2,12.4,0,12.4,0C6.7,3.2,7.8,6.2,7.5,8.5c2.8,0.4,5,2.9,5,5.9c0,3.6-2.9,5.7-5.9,5.7 C3.2,20,0,17.4,0,12.9z M14.8,12.9C14.8,0.2,27.2,0,27.2,0c-5.7,3.2-4.6,6.2-4.8,8.5c2.8,0.4,5,2.9,5,5.9c0,3.6-2.9,5.7-5.9,5.7 C18,20,14.8,17.4,14.8,12.9z"></path></svg>저희는 치위생사와 화장품 회사를 다니고 있는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20대에 취업후 연봉 상승만으로는 소득을 더 늘리기 힘들겠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회사를 다니면서 함께 파티룸을 운영했죠. 그런데 생각보다 공실이 생기는 시간이 많았어요. 비어있는 공간을 활용할 방법을 고민하다 매주 저녁에 5대5 소개팅을 열었죠. 3시간 동안 함께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하면서 1대1 대화를 하는 시간을 갖는 형식이었는데, 입소문이 나면서 참가를 하려면 오픈런을 해야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어요. 모임 매출로만 웬만한 직장인만큼 벌고 있죠.(웃음)

자고 나면 물가가 또 올랐다는 암울한 뉴스가 나온다. 1만원으로는 점심 한끼 든든하게 사먹을 곳이 없다. 직장인들의 연봉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을 따라잡지 못하는 시대다. 20대 동갑내기 친구는 생각했다. '직장에서 주는 월급 대신 파이프라인을 늘릴 수 없을까?' 그렇게 도전한 파티룸과 모임을 통해 소득을 2배로 늘렸다. 이제는 연희동으로 모임의 규모를 확장한 '남의집' 호스트 태나(27) 영민(26)의 이야기다.


Q. 자기 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
"소셜 커뮤니티 플랫폼 '남의집'에서 호스트로 활동 중인 태나(27) 영민(26) 입니다. 평일에는 치과위생사와 화장품 회사를 다니면서 주말에는 파티룸을 운영하고. 필라테스 강사로도 활동 중인 N잡러 입니다. 현재 N잡러들과의 커뮤니케이션 모임 <우리의시간을 피어보여요>와 단체 소개팅 <남과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Q. 어떻게 처음 호스트를 하시게 됐나요.
"취업 후 연봉협상으로 급여를 올리는 것보다 새로운 파이프라인을 만들어 소득을 늘리는 길이 빠르겠다고 생각했어요. 본업을 하면서 작년부터 파티룸을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공실이 많더라고요. 비어있는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싶어 매주 모임을 열었죠. 사람을 만나는 것을 좋아하고, 실행력이 강했기 때문에 일을 벌릴 수 있었던 것 같아요.(웃음)"

Q. 모임에 대한 자세한 소개를 부탁드려요.
"처음에는 저희처럼 N잡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과 공감대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N잡 모임을 열었어요. 서로의 이야기를 들으며 함께 자아를 찾고 동기부여를 해주는 프로그램입니다. 모임이 안착하면서, 이렇게 좋은 사람들을 서로 매칭 시켜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단체 소개팅 프로그램을 시작했죠. 일반적인 소개팅과는 다르게 5대5 미팅으로 3시간 동안 다양한 주제를 통해 매칭을 시켜주는 프로그램입니다. 처음엔 다같이 나중엔 1대1 대화를 통해 사람을 알 수 있죠. 최근들어 참여하기 위해서는 대기를 할 정도로 인기가 많아졌죠."

Q. 모임 운영을 위한 호스트 일과를 소개해주세요.
"낮에는 본업을 하고, 퇴근 후에는 한주에 1~2회 저녁 8시부터 모임을 열고 있습니다. 모임을 기획하고 성비도 맞추고 있죠."


Q. 모임 운영 초기에 애로 사항이 있었나요.
"초기엔 모임 진행이 서투른데다 열정적인 게스트들이 많았어요. 대화가 불이 붙으면서 마감을 할 시간이 훨씬 지나서 집에 간적도 많았죠. 새벽 3시에 집에 간 적도 있을 정도였죠. 이제는 본업과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마무리 할 시간이 되면 자연스럽게 '퇴근송'을 틀어드리고 있어요."

Q. 기억에 남는 게스트나 에피소드가 있나요.
"인생 계획을 30분 단위로 설계하는 게스트가 왔었어요. 22살에 책도 내고, 연설도 하기도 하고 대단한 친구였죠. 저 친구에겐 성공의 시계가 빨리 흘러오겠구나 생각했어요. 작년에는 대규모 핼러윈 파티도 열었어요. 모임 1회, 2회차 참가자들 50명을 대상으로 한 대형 소셜링이었죠. 대규모 모임 진행은 처음이어서 인상이 깊습니다.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저희가 살면서 언제 이런 파티를 기획해 볼 수 있었겠어요.(웃음)"

Q. 모임을 통한 월 매출은 어느정도 발생하시나요.
"모임진행 횟수에 따라 매번 다르지만 한달에 평균 4~5번정도 모임을 하는 것 같은데요. 대략 월 매출은 직장인 월급정도 될 듯 합니다. 파티룸을 통한 매출은 별도입니다. 파티룸은 성수기와 비수기가 있지만, 모임 운영을 통해 추가 수익을 올리고 있죠. 모임을 통한 매출은 적게는 30% 많으면 50%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Q. 파티룸의 계약 형태는 어떤가요.
"코로나 시기에 계약해서 운좋게 30평대 넓은 면적을 월세 100만원 이하로 임차해 운영하고 있어요. 위치는 사는 곳과 가까운 문정역 일대로 골랐습니다."

Q. 파티룸 운영은 힘들지 않나요.
"파티룸을 대관으로 돌릴 때는 저희의 시간을 사용하지 않고도 수익창출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저희가 상주하고 있지 않아 발생할 수 있는 사고에 유연하게 대처가 어려운 단점이 있죠. 모임의 경우에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모든 기회는 사람을 통해서 온다고 생각해요. 사람을 만나서 동기 부여가 되기도 하죠. 단점은 직접 시간을 투자한다는 것입니다. 아무래도 사람을 만나면 감정이 들어가고, 힘들고 피곤한 날에도 모임을 이끌어야 하니 힘들때도 있죠. 성향이 맞지 않다면 많이 힘들 수 있습니다."


Q. 파티룸 노하우가 있나요.
"코로나 시기에 떠오른 파티룸은 이제 과포화 상태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날씨가 좋아지면서 손님이 많이 줄었어요. 자신만의 무기가 있어야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지금 시기에 성급한 창업은 추천해드리고 싶지는 않아요. 창업을 원한다면 첫째, 안전과 보안을 위해서 1층은 피해야 합니다. 둘째로 너무 중심지가 아니어도 도보 10분내에 위치한 공간을 고르셔야 해요."

Q. 모임 진행이 개인의 삶에 영향을 끼친 것도 있을까요.
"태나=인생관이 많이 바뀌었어요. 모임의 처음에는 항상 나의 다짐을 모두에게 선언하는 시간이 있어요. 저도 지난달부터 치과위생사를 그만두고, 치과마케팅과 영상제작을 해주는 작은 회사를 차렸습니다. 모임 기반으로 한 소개팅을 전문적으로 주선해주는 서비스도 준비중이죠.
영민=세상에 열정적으로 사는 사람들이 정말 많아요. 저도 용기가 없어 못했던 것이 필라테스 였습니다. 이제는 부업으로 필라테스 강사로 활동중입니다. 저희 둘다 열정적인 N잡러가 됐죠.(웃음)"

Q. 앞으로의 모임 운영 계획이 있나요.
"프리미엄 소셜링을 준비중입니다. 연희동 고급 주택가에서 진행 될 예정이며 저희가 여태 한 것 중 가장 멋진 소셜링이 될 것 같아 기대가 큽니다. 모임을 통해 연희동 브런치 카페를 운영하시는 대표님을 알게 됐어요. 사정상 저녁에는 운영하고 있지 않은 곳인데 이 공간을 저희보고 쓰게 해주셨죠. 연희동 고급 주택가에 위치한데다 인스타그램에서 인증샷 명소로도 유명한 2층 건물이라 파티하기에는 제격이다 싶었죠. 처음 보자마자 영화 <위대한 개츠비>가 생각나는 장소였어요.(웃음) 저희도 처음에는 돈을 벌기 시작했지만 결국에는 인연을 쌓을 수 있었던 것이 가장 큰 장점이었던 것 같아요. 사람을 통해 에너지를 얻는 것이 좋은 이들에게는 모임 운영이 제격입니다. 돈을 벌기 위해 시작했지만 지금은 돈보다 더한 가치를 얻을 수 있었으니까요."
<svg version="1.1" xmlns="http://www.w3.org/2000/svg" xmlns:xlink="http://www.w3.org/1999/xlink" x="0" y="0" viewBox="0 0 27.4 20" class="svg-quote" xml:space="preserve" style="fill:#666; display:block; width:28px; height:20px; margin-bottom:10px"><path class="st0" d="M0,12.9C0,0.2,12.4,0,12.4,0C6.7,3.2,7.8,6.2,7.5,8.5c2.8,0.4,5,2.9,5,5.9c0,3.6-2.9,5.7-5.9,5.7 C3.2,20,0,17.4,0,12.9z M14.8,12.9C14.8,0.2,27.2,0,27.2,0c-5.7,3.2-4.6,6.2-4.8,8.5c2.8,0.4,5,2.9,5,5.9c0,3.6-2.9,5.7-5.9,5.7 C18,20,14.8,17.4,14.8,12.9z"></path></svg>평생 직장이 사라진 시대, 여러 직업을 가지는 'N잡'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습니다. N잡 뿐만 아니라 NEW잡을 만들어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다룬 <방준식의 N잡 시대>는 매주 일요일 연재됩니다. 기자페이지를 구독하면 기사를 놓치지 않고 받아볼 수 있습니다. 좋아요는 큰 힘이 됩니다.
방준식 기자 silv00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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