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갈등 격화에…월가, 중국사업 줄인다

입력 2023-05-17 17:56   수정 2023-05-25 17:17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중국의 대규모 자본시장 개방 이후 큰 수익을 기대했던 월스트리트 대표 투자은행(IB)들이 중국 사업 계획을 수정하고 있다. 60조달러(약 8경원) 규모로 추산되는 중국 금융산업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미·중 갈등이 예상보다 심화하면서 어려운 현실에 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美 대표 IB, 중국 익스포저 16% 줄어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대표 IB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등은 중국에서 확장 계획과 수익 목표를 조정하고 있다. 미·중 갈등이 심화한 데다 안보를 중시하는 시진핑 국가 주석의 3연임 이후 중국이 각종 규제를 강화하면 민간 부문 성장이 영향을 받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골드만삭스는 2020년부터 두 배로 확대했던 중국 관련 인력을 10%가량 줄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모건스탠리는 중국 내 증권사 확충 계획을 철회하기로 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인력을 7% 줄이는 계획도 검토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글로벌 구조조정 계획의 일환이지만 중국이 감원의 최대 피해지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JP모간, 씨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 모건스탠리 등 4개사의 중국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지난해 480억달러(약 64조원)로 전년보다 16% 감소했다.

물론 중국 시장에서의 기회가 아직 많기 때문에 당장 철수할 계획은 없다는 게 월가 IB들의 공개적인 입장이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미·중 간 지정학적 긴장 고조를 우려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미국의 대선이 다가올수록 중국 리스크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마크 윌리엄스 보스턴대 재정학 교수는 “중국에서 사업 비용이 커지고 수익은 낮아질 것이라는 계산을 했기 때문”이라며 “글로벌 IB는 주주와 그들의 사업에 재정적 피해를 줄 수 있는 정치적 행동에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美금융회사, 中 금융 개방 후 사업 확대
불과 1년 반 전만 해도 월가 분위기는 달랐다. IB들은 중국 현지 합작법인의 지분 확대 등을 위해 40억달러 이상을 투자했다. 중국이 2020년 뮤추얼펀드(한국의 공모펀드 격) 시장을 외국계 금융회사에 완전히 개방하고, 증권사에 대한 외국인 지분 제한을 철폐했기 때문이다.

JP모간체이스와 골드만삭스는 2021년 하반기 중국 내 증권사 지분 100%를 확보하며 독점 운영권을 따냈다. 당시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시장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기회 중 하나”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골드만삭스는 중국 내 인력을 기존의 두 배인 600명으로 늘리고 자산관리 부문을 확대해왔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2021년 8월 외국 자산운용사 중 처음으로 뮤추얼 펀드 상품을 내놨고, 출시 5일 만에 10억달러를 모집하며 대박을 터트렸다. 이어 피델리티, 누버거버먼 등이 잇달아 중국 내 뮤추얼펀드 발행 허가를 받았다.

중국 금융시장은 중국 국영 금융사가 독점적인 지위를 갖고 있어 월가 IB가 아무리 뛰어나다고 해도 이 산을 넘기엔 역부족이었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일각에서는 IB들이 그동안 중국 시장 확대를 위해 너무 많은 투자를 했기 때문에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산운용사들의 움직임은 엇갈린다. 블랙록, 피델리티 등은 중국 내 사업 확장을 지속하고 있다. 시타델증권은 중국 사업을 키우기 위해 최근 아시아 지역에서 인력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반면 뱅가드그룹은 중국 사업을 완전히 접기로 했고, 반에크는 중국 펀드 시장에서 철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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