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의 도시, 바티칸 만한 섬에 17개국 정상 모였다 [G7 정상회담]

입력 2023-05-20 09:29   수정 2023-05-20 10:04



주요 7개국(G7) 히로시마 정상회담이 19일부터 3일간 일정으로 시작됐다. 일본은 1979년 도쿄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7번째 의장국을 맡아 자국에서 회담을 개최한다.

회담장인 그랜드프린스호텔히로시마는 히로시마 남단의 우지나시마(宇品島)라는 작은 섬에 있다. 우지나시마는 면적이 0.47㎢로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 바티칸과 거의 같다.

바티칸 만한 섬에 세계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를 주도하는 국가 정상 17명이 모인다. 고정 멤버인 G7과 유럽연합(EU) 정상 8명에 의장국 일본이 초청한 한국, 호주, 인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코모로, 쿡제도 정상 8명이 추가됐다.

여기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전격 합류하면서 히로시마에 모인 정상은 17명으로 늘어났다. 국제연합(UN)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7개 국제기구 대표들을 포함하면 그 수는 더욱 늘어난다.



일본은 처음 3회 동안은 도쿄에서만 G7 정상회담을 개최했다. 2000년 규슈·오키나와를 시작으로 홋카이도 도야코(2008년), 이세지마(2016년) 등 다른 지역에서도 회담을 열고 있다.

오사카, 교토 등 다른 대도시를 제쳐두고 히로시마에서 정상회담을 여는 가장 큰 이유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지역구이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기시다 총리는 외무상이었던 2016년 G7 외무장관 회의도 히로시마에서 개최했다.

히로시마는 기시다 총리의 정치적 스승인 이케다 하야토 전 총리를 비롯해 4명의 총리를 배출한 정치 명문 지역이다.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핵무기가 사용된 지역이라는 상징성도 히로시마를 개최지로 선정한 배경이다. 작년 5월 G7 정상회담 개최지를 선정할 때 히로시마보다 대도시인 나고야시와 후쿠오카시도 후보에 올랐다. 두 도시 모두 국제회의 개최실적과 다양한 편의성을 내새웠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러시아가 핵무기 사용을 위협하는 상황과 맞물리면서 히로시마가 최종 후보지로 선택됐다. 기시다 총리는 "히로시마 만큼 평화를 호소하기에 어울리는 장소는 없다"고 설명했다.



히로시마를 지역구로 둔 기시다 총리는 정치가로서 일생의 과업으로 '핵무기 없는 세계의 실현'을 내세우고 있다.

회담 첫날인 19일 G7 정상이 히로시마평화기념공원에 처음으로 한 데 모여 원폭사망자위령비에 헌화함으로써 기시다 총리는 자신의 지역구를 '전세계에 평화를 호소하는 발신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했다. G7 가운데 미국 영국 프랑스 3개국은 핵무기 보유국이다.

히로시마현의 현청 소재지인 히로시마시는 인구 120만명의 주고쿠·시코쿠 지방 최대 도시다. 간사이와 규슈 지역을 잇는 요충지로 오래 전부터 번성했다. 세토내해로 둘러싸인 천혜의 입지 덕분에 근대화 이후에는 군사도시로 발전했다. 군수산업 등 중공업이 발달했기 때문에 2차 세계대전 당시 원폭 투하지가 됐다.

유니클로와 100엔숍 다이소 등이 모두 히로시마현에 본사를 둔 세계적인 일본 기업이다. 히로시마의 특산물은 굴이다. 일본 전체 생산량의 60%가 히로시마에서 나온다. 히로시마 사람들은 지역 특산물을 "카프"라고 대답할 정도로 지역 연고 프로야구팀인 히로시마 카프에 대한 애정이 강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히로시마=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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