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에 밀려 점점 희미해지는 인터넷TV

입력 2023-05-22 16:37   수정 2023-06-18 04:20

인터넷TV(IPTV)를 필두로 한 유료 방송업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유료 방송 가입자가 좀처럼 늘고 있지 않아서다. 업계에서는 유료 방송을 보조할 새로운 성장동력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성숙기에 결혼·이사도 줄어
2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IPTV·종합유선방송(SO)·위성방송 등 유료 방송 가입자 수는 3624만8397명이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가입자가 0.67% 증가했다. 직전 반기 대비 유료 방송 가입자 수 증가율이 0%대에 그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는 IPTV를 비롯해 유료 방송 시장 전반이 성숙기에 진입했다고 설명한다. 한마디로 국내에선 신규 가입 수요를 찾기 어렵다는 뜻이다. IPTV 관계자는 “유료 방송은 통상 결혼·이사가 활발해야 신규 가입자가 늘어나는 구조”라며 “혼인 감소 추세에 부동산 시장 거래까지 주춤해지면서 가입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예 유료 방송을 보지 않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이용하는 1인 가구 사례도 부쩍 늘었다. 미국 등 해외에선 OTT를 이용하면서 기존 IPTV, 케이블TV를 해지하는 ‘코드 커팅’ 현상이 더 심하다.

국내에선 아직 코드 커팅 수준은 아니지만 ‘‘TV가 있으면 IPTV를 가입한다’는 고정관념은 점차 흐릿해지는 추세다. 강국현 KT 커스터머부문장(사장)은 “한국을 포함해 세계적으로 유료 방송 사업자들이 다 어렵다”며 “한국이 그나마 전체 시장이 감소하지 않고 증가세가 둔화하는 식으로 견디는 것”이라고 말했다.

IPTV로 즐길 만한 ‘대작 온라인동영상(VOD)’이 감소한 것도 가입자를 끌어들이지 못하고 있는 배경으로 꼽힌다. 오리지널 콘텐츠에 대한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탓에 ‘대작=글로벌 OTT’라는 인식이 한층 더 굳어졌다는 지적이다.

시장이 얼어붙고 있지만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상황이 못 된다. 업계에선 유료 방송업계의 올해 마케팅 비용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신규 가입 유치가 어려워지면서 기존 가입자를 빼앗아 오기 위한 마케팅에 비용을 더 투입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IPTV 시장 1위 사업자인 KT도 올해 마케팅 비용을 전년보다 늘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맞춤형 광고·새 셋톱박스 무장
유료 방송업계는 광고 등 새로운 분야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맞춤형 광고 사업인 ‘어드레서블 TV 광고’가 대표적이다. 어드레서블 TV 광고는 셋톱박스 시청 이력을 기반으로 맞춤형 광고를 제공하는 기법이다. 같은 시간에 동일 채널을 틀어도 가구마다 다른 광고를 노출한다. 예컨대 평소 아동 프로그램 시청이 많은 가구엔 학습지 브랜드, 장난감 광고 등을 내보내는 식이다.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IPTV 3사는 2021년 8월 어드레서블 TV 광고 통합 플랫폼을 공동 구축, 관련 사업을 키우고 있다. 이들은 MBC, SBS 등 40여 개 채널에 어드레서블 TV 광고를 공급 중이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모바일 기반 빅데이터를 활용하며 광고 타기팅 정밀도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이용 채널을 늘리면서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프리미엄 셋톱박스로 분위기 전환을 시도하는 곳도 있다. KT는 지난 18일 인터넷TV(IPTV)용 ‘지니TV 올인원 셋톱박스(STB)’를 선보였다. IPTV 셋톱박스, 무선인터넷 공유기, 인공지능(AI) 스피커를 통합한 제품이다. 삼성전자, LG전자의 최신 TV가 아니어도 이 STB를 설치하면 영상 밝기와 화질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 강국현 부문장은 “이번에 출시한 프리미엄 셋톱박스를 통해 매출 증가를 유지할 생각”이라며 “1인당 (유료 방송 관련) 매출을 높이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하반기 국내 유료 방송시장 점유율(가입자 수 기준)은 KT가 878만3984명(24.23%)으로 가장 많았다. SK브로드밴드(IPTV)가 641만9536명(17.71%), LG유플러스가 536만2089명(14.79%)으로 2, 3위를 기록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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