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같던 회사가 어떻게…" WSJ도 놀란 '현대차 성공 비결'

입력 2023-05-23 07:35   수정 2023-05-23 09:30


지난해 짐 팔리 미국 포드자동차 최고경영자(CEO)는 "내가 가장 주목하고 있는 곳은 현대자동차·기아와 중국, 테슬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2021년에 나온 현대차의 전기차 아이오닉5를 지목하며 "소프트웨어 기능 면에서 포드차보다 더 낫다"고 평가했다. 팔리 CEO는 "현대차가 전기차 분야에서 큰 발전을 이뤘다"고 추켜세웠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도 트위터를 통해 "현대차가 꽤 잘하고 있다"고 칭찬대열에 합류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현지시간) '현대차가 어떻게 이렇게 멋있어졌나(How Did Hyundai Get So Cool?)'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현대차의 성장 배경을 분석했다.

구체적으로 1967년 12월 포드 코티나를 조립 생산하면서 자동차 사업에 뛰어든 현대차가 세계 3위의 자동차 그룹이 된 비결을 조명했다. 특히 후발주자인 현대차가 전기차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점에 주목했다. 현대차는 미국에서 세번째로 많은 전기차를 판매하면서 테슬라를 뛰어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WSJ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중심의 빠른 의사결정과 실행력, 디자인 중심의 경영, 적극적인 해외 인재 영입 등을 성공비결로 꼽았다.

WSJ는 현대차의 전현직 임원들의 말을 인용해 "현대차는 한국에서 가장 군대 같은 회사로 알려져 있지만 의사 결정이 신속하고 빠르게 변화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장점이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기간 동안 발휘됐다는 게 WSJ의 진단이다. 당시 다른 자동차 업체들은 반도체 공급 부족사태를 겪었지만 현대차는 발빠르게 반도체 재고를 비축해 판매량을 늘릴 수 있었다.


특히 현대차는 테슬라의 성공을 보면서 전기차 시장이 생각보다 훨씬 커질 것으로 봤다. 마이클 오브라이언 전 현대차 부사장은 WSJ에 "현대차 경영진들은 전기차 시장이 향후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점프볼'이 될 것이라는 점을 눈치챘다"고 전했다.

WSJ는 현대차의 빠른 변화도 강점으로 봤다. 현대차·기아 딜러인 JP 가비는 WSJ에 "현대차는 준비만 되면 언제든 새로운 엔진을 넣을 것"이라며 "그들은 멈추지 않으며 끊임없이 작은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했다.

WSJ는 현대차가 디자인 분야에서도 부단한 혁신을 추구하고 있다고 호평했다. 이상엽 현대차 부사장은 "10년 전만 해도 현대차의 디자인 전략은 '패스트 팔로어'였지만 이제는 경쟁업체보다 앞서 나가기를 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독일 고급차의 유명 디자이너를 영입하는데 열을 올렸다는 게 WSJ의 평가다. WSJ는 "이들의 목표는 차량의 외관과 느낌을 더욱 고급스럽게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WSJ는 현대차의 잘못도 지적했다. 신문은 "미국 내 임원들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현대차의 경영진은 미국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붐에 느리게 대응했다"고 비판했다. 또 "현대차와 기아의 일부 모델이 훔치기 쉬운 것으로 알려져 자동차 절도가 급증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전기차 시장에서 안고 있는 현대차의 과제도 소개했다. WSJ는 "현대차는 대부분의 전기차를 미국 외 지역에서 생산해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전기차에 지급되는 미국의 보조금을 받을 수 없게 됐다"며 "미국 조지아에서 전기차를 생산하기 위해 55억 달러를 들여 새로운 공장 단지를 건설 중이지만 빠르면 내년 말에나 문을 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현대 전기차의 구매 고객들이 고소득층인 점은 호재로 평가했다. S&P 글로벌 모빌리티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 아이오닉 5와 기아 EV6 구매자 중 연 소득이 25만달러 이상인 고객이 제일 많았다. 이에 비해 현대차 전체 모델로 확대하면 연소득이 5만~7만5000달러인 고객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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