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채 7개월 만에 순발행 전환…공사채?회사채 유동성 흡수 우려

입력 2023-05-25 15:37  

이 기사는 05월 25일 15:37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한동안 주춤했던 은행채 발행이 급증하고 있다. 이달 들어 발행액이 상환액보다 많은 순발행으로 전환했다. AAA급 은행채 발행이 늘어나면서 공사채, 회사채 등의 수요를 잠식하는 ‘구축 효과’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2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은행채 순발행액은 3조400억원으로, 발행액(23조1600억원)이 상환액(20조120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11월 이후 7개월 만에 순발행으로 돌아섰다. 올해 은행채 순발행액은 △1월 ?4조7100억원 △2월 -4조5100억원 △3월 ?7조4100억원 △4월 ?4조7400억원으로 줄곧 순상환 기조를 이어왔다. 그러나 이달 들어 채권시장의 분위기가 급변했다.

은행채가 순발행으로 전환된 건 지난 3월 금융당국이 은행채 발행 한도를 만기도래 물량의 125%(기존 100%)로 확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시중은행들이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 만기를 앞두고 경쟁적으로 은행채를 발행에 나선 것도 배경이다. 금융당국은 오는 6월 말까지 LCR 비율을 92.5%까지 유지한 뒤 규제 비율을 상승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향후 만기가 도래하는 은행채를 고려하면 발행 규모는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DS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만기가 도래하는 은행채 규모는 124조5000억원 수준이다.

은행채가 시장에 쏟아지면서 은행채 발행 금리도 오름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은행채 3년물 금리는 지난 1일 연 3.830%에서 24일 연 3.933%로 올랐다.

그간 자취를 감췄던 3년물 이상 은행채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2일 3년물 은행채 4000억원어치를 연 3.85%에 찍었다. KB국민은행이 3년물 이상 은행채를 발행한 건 올해 들어 처음이다. 투자 수요가 있는 만기 구간에 맞추기 위해 조달금리 상승을 감내하면서 은행채 발행에 나서는 분위기라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은행채 발행은 공사채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공사채는 은행채와 신용등급이 AAA급으로 동일하지만, 은행채보다 선호도가 떨어진다. 이달 공사채 입찰을 진행한 한국장학재단, 한국주택금융공사, 한국자산관리공사, 부산교통공단 등은 민평금리(민간 채권평가사들이 평가한 기업의 고유 금리) 대비 높은 수준에서 조달금리가 매겨졌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은행채 발행량이 증가하고 금리가 올라가면서 은행채보다 금리 매력이 떨어지는 공사채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은행채 발행이 늘어날 경우 일반 회사채 시장에도 ‘구축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지난해 한전채에 더해 은행채 발행이 급증하면서 하위등급 크레딧 수요를 잠식했다”며 “올해도 은행채 발행에 따른 구축효과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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