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로봇 혁신 주도하는 美 보스턴…문화 소프트파워도 강력

입력 2023-05-31 16:07   수정 2023-05-31 16:08

미국 보스턴은 21세기 바이오와 로봇, IT혁명의 세계적 중심지로 부상했다. 지난 4월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도 매사추세츠주 공대(MIT) 교수들을 만나고 하버드대 강연을 하면서 보스턴 같은 혁신 생태계의 구축을 강조했다. 첨단산업의 중심지로 떠오른 보스턴이 부러운 또 하나의 이유는 그들의 소프트파워다. 유서 깊은 음악 축제인 탱글우드페스티벌과 현대무용 축제인 제이콥스필로우 댄스페스티벌이 보스턴이 주도인 매사추세츠주에서 열린다.

제이콥스필로우는 보스턴과 뉴욕주 사이 산마루에 있는 현대무용의 발상지다. 1942년 미국 최초의 현대 무용 전용 극장인 테드 숀 극장이 개관했다. 축제 기간에는 공연, 강의, 영상, 전시, 예술가와의 대화 등 200여건의 행사가 열려 무용 애호가와 전문가, 관광객 등 8만명이 이곳을 찾는다. 2003년 연방정부에 의해 국립역사지구로 지정됐다. 미국 동부 사람들이 산악별장을 갖고 싶어 하는 아름다운 버크셔힐즈를 배경으로 열리는 야외공연 ‘인사이드아웃’에는 세계적인 공연단들이 아름답고 혁신적인 무용을 선뵌다.

제이콥스필로우에서 서북방으로 6㎞ 떨어진 레녹스에는 음악 전문가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는 탱글우드페스티벌이 열린다. 축제기간에는 매년 35만명의 애호가와 연주자들이 찾는다. 보스턴 심포니오케스트라(BSO)도 매년 여름, 이곳으로 옮겨와 상주하며 연주를 하는 것이 전통이 됐다.

보스턴의 두 축제는 미국의 군사 ·경제력 등 국력(하드파워)을 뒷받침하는 소프트파워를 대변한다. 미국은 세계 5대 소프트파워 강국이지만 문화 분야는 늘 선두다. 많은 국제 전문가는 중국이 미국을 이길 수 없는 이유로 미국의 소프트파워를 꼽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지난달 17일 일본에서 열린 G7을 앞두고 대한민국의 국제적 위상을 발표했다. 군사력, 경제력, 혁신 능력, 경제 안보, 영향력 등 한국의 국력 종합순위는 G7인 일본보다 앞서는 6위에 해당한다는 분석이었다. 미국 뉴스앤월드리포트와 펜실베니아 와튼스쿨이 전 세계 1만7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다. 하지만 평판, 영향력, 국제관계, 문화유산, 미디어 등을 평가한 소프트파워에는 15위에 그쳤다.

경북도는 지난 3월 경상북도 차세대 소프트파워 창출에 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국력은 앞서지만 소프트파워가 뒤처진 우리 상황에서 한국의 문화, 철학, 정신 문화의 중심지였던 경북의 소프트파워를 살펴본 의미 있는 연구였다. 연구를 맡은 국학진흥원은 경북의 브랜드 가치가 주로 전통과 과거에만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고 보고 미래 지향적인 브랜드 가치 창출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문화 향유방식과 관광 트렌드의 변화에 맞춰 경북의 소프트파워 자산도 디지털과 인공지능(AI), 메타버스 같은 새로운 기술과 융합한 문화정책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제안이었다.

최근 경북도는 ‘천년 신라 왕경 메타버스 복원’ 등 문화유산과 4차산업혁명 기술을 융합한 국비 사업 유치 등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문경에서는 ‘조선백자 실감 공방과 달항아리 디지털 캠퍼스 구축’사업도 벌이고 있다. 이철우 경북지사가 지난해부터 ‘메타버스 수도 경북’을 기치로 내걸고 시작한 사업들이다. 메타버스 트렌드에 너도나도 생각 없이 투자해 사업이 중단된 여타 지자체들과는 다른 행보다.

이 지사가 ‘경북이 주도하는 새로운 지방시대’의 정책으로 집중하고 있는 메타버스 수도 경북, 안동소주 세계화, 천년 건축 같은 모델은 경북이 문화산업, 농식품산업과 미래도시 건설이라는 분야에서 경북의 소프트파워를 미래지향적으로 활용한 좋은 사례다. 다만 경북의 이러한 노력이 매사추세츠주의 음악 무용 축제처럼 방문객(Visitor)과 청년을 불러들이는 플랫폼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경북도의 소프트파워 자산을 활용한 시도가 결실을 보려면 문화유산만 많은 도시가 아니라 이를 보스턴처럼 잘 활용해 인재와 애호가가 모이는 매력적인 도시로 바뀌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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