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래 살해' 정유정, 진짜 범행동기는?…"명문대생 신분 탈취"

입력 2023-06-02 07:30   수정 2023-06-02 08:56


일면식도 없는 또래 여성을 살해해 신상이 공개된 정유정(23) 씨가 세간에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정 씨가 인기 있는 과외 교사였던 피해자의 신분을 탈취하고자 범행을 저질렀다는 전문가의 분석이 나왔다.

2018년 고등학교를 졸업한 정 씨는 5년간 별다른 직업 없이 사회와 단절된 채 살아온 이른바 '은둔형 외톨이'로 지내왔다. 부산의 한 아파트에서 할아버지와 단둘이 살며 생계도 할아버지가 책임져왔다. 직업을 가진 적도 없었다.

정 씨는 최근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었다고 한다. 정 씨의 할아버지는 1일 MBC와 인터뷰에서 "다음 달 공무원 필기시험이 있어 독서실, 도서관 이런 데서 공부하고 있었는데 상상도 안 했던 일이 벌어졌다"며 "내가 손녀를 잘못 키운 죄로 (이런 일이 벌어졌다). 유족들한테 백배 사죄하고 싶다. 내 심정이 그렇다"고 말했다.

정 씨가 범행 대상을 고학력 대학생이 포진한 과외 관련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찾은 것을 두고 그가 피해자의 신분과 정체성을 훔치려 했다는 전문가의 분석이 나왔다. 또 경찰은 정유정에 대해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심리상담을 진행한 데 이어 반사회적 인격장애, 사이코패스 여부를 조사할 계획이다.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피해자의 신분 탈취를 위한 범행이었을 것으로 의심된다"며 "(피해자가) 온라인에서 인기 있는 과외 교사였지 않냐. (정유정은) 자신의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이 여성의 아이덴티티(정체성)를 훔치려고 했던 것 같다"고 MBC에 설명했다.

부산경찰청은 이날 신상공개위원회를 열어 살인·사체유기 혐의를 받는 정 씨의 신상을 공개했다. 정 씨는 과외 앱을 통해 "중학생 딸의 과외를 해달라"며 피해자 A 씨에게 접근해 지난달 26일 범행을 저질렀다. 앱을 통한 유대 관계 형성은 전혀 없었으며, 학부모인 것처럼 가장해 A 씨에게 접근했다. 이후 중고거래를 통해 교복을 사 입고 A 씨를 만났다.

범행은 A 씨 집에서 이뤄졌다. 그는 A씨가 실종된 것처럼 A 씨의 휴대폰, 신분증, 지갑을 챙기는 치밀함도 보였다. 정 씨의 범행은 혈흔이 묻은 캐리어를 숲속에 버리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택시 기사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드러났다. 정 씨는 지난달 31일 경찰 조사 과정에서 "살인해보고 싶어서 그랬다"고 범행을 자백했다. 경찰 관계자는 "범죄의 중대성과 잔인성이 인정되고, 유사범행에 대한 예방효과 등 공공이익을 위한 필요에 따라 신상공개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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