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약도 하늘의 별 따기"…'스님 음식' 9만원 넘는데 '완판' [이슈+]

입력 2023-06-05 20:00   수정 2023-06-05 20:27



'스님 음식'으로만 여겨졌던 '사찰 음식'이 젊은 층 사이에서 새로운 유행으로 떠오르고 있다.
건강 관리를 즐겁게 한다는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 트렌드에 소비를 아끼지 않는 MZ(밀레니얼+Z)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면서, 예약이 '하늘의 별 따기' 수준으로 어려워진 사찰 음식 맛집이 속속히 나오고 있다.
9만원 넘는데 '예약 전쟁' 해야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쉐린(미슐랭) 가이드'에 이름을 올린 서울의 한 사찰음식 전문점은 이미 이달 예약이 대부분 꽉 찼다. 이 음식점의 주말 예약치는 이미 2주 치가 완판됐다. 가격은 코스별로 3만원~9만5000원 사이로 결코 저렴한 가격이 아니다. 하지만 9만5000원짜리 코스는 2~3일 전 사전 예약이 필수일 만큼 '예약 전쟁'을 치러야 먹을 수 있다.

사찰음식은 쉽게 말해 불교에서 허용하는 승려들이 먹던 것으로, 자급자족을 중시했던 대승불교(大乘佛敎)에 뿌리를 두는 음식이다. 불교가 수입된 중국에서 탁발(인도 문화권에서 수행자들이 공덕을 나눠 주는 성스러운 행동의 일환으로 남에게 음식을 빌어먹는 행위)이 구걸로 여겨지면서 승려들이 직접 밭을 갈고 음식을 만든 데에서 유래했다.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템플스테이푸드' 등 해시 태그로 자신의 절 음식 코스 체험 후기를 공유하는 MZ들이 잇따르고 있다.

얼마 전 대한불교 조계종에서 유일하게 운영한다는 유명 사찰음식 전문 레스토랑에 다녀왔다는 직장인 이모 씨(26)는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에서 사찰음식 전문점을 다녀온 후기를 보고 이곳이 유명하다길래 와봤다"며 "건강한 맛이라 그런지 다이어트에도 효과가 있다고 들어서 자주는 아니더라도 가끔은 먹어보려 한다"고 말했다.
'다이어트 효과'도…"건강·몸매관리에 유리한 음식"


이 씨의 말처럼 사찰음식은 MZ세대에게 다이어트 음식으로도 적합하다. 채식 기반에 자극적인 향신료를 쓰지 않고 천연 조미료를 사용하는 데다, 육류보다 식물성 단백질을 활용한 건강식이라는 이유에서다. 식물성 단백질은 대개 된장찌개·콩조림·두부구이 등으로, 지방은 잣·땅콩 같은 견과류를 통해 섭취할 수 있다.

사찰음식은 콩을 통한 단백질 섭취, 식물성 기름을 통한 불포화 지방산 섭취, 채소를 통한 비타민·무기질·섬유소 섭취가 전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저당·저염 실천, 정제되지 않은 통곡물 등 원재료 사용, 식물성 단백질 섭취만으로도 자연스럽게 체중조절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안재현 글로벌365mc인천병원 대표병원장은 "채소 위주의 사찰음식은 자극적인 맛에 익숙해진 현대인의 영양 불균형을 보완할 수 있는 자연주의 음식"이라며 "스님들처럼 100% 비건 식탁을 실천하기는 어렵겠지만, 사찰음식 조리법을 응용한다면 복부비만 해소 등 건강·몸매관리 측면에서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식욕을 자극하는 강한 양념이 배제되면 위장 자극을 줄이고 음식에 대한 욕구도 다스릴 수 있다"며 "사찰음식을 통해 자연스럽게 저염·저당 식사를 실천할 수 있고 재료 본연의 맛을 발견하고 음미하는 즐거움을 알아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불교문화사업단에 따르면 한국 사찰에서 사용하는 천연 조미료로는 버섯 가루·다시맛가루·제피가루·들깻가루·날콩가루 등이 대표적이다. 또한 한국의 발효 음식인 김치·간장·된장·고추장·식초·식혜·송차를 이용한다. 발효음식에서 생겨나는 다양한 영양소는 깊은 맛을 내는 동시에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줄 뿐만 아니라, 항암효과를 지니고 있어 각종 성인병도 예방할 수 있다.

한편 사찰음식은 신흥 'K-푸드'로도 세계적인 관심을 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프랑스의 3대 마스터 셰프이자 미쉐린 스타셰프인 에릭 브리파드는 백양사 천진암, 진관사 등을 찾아 사찰음식 명장 스님들에게 음식을 배우고 철학을 나누는 시간을 가져 화제가 됐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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