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용 부동산 부실…美은행, 손실 보고도 대출 채권 헐값 매각

입력 2023-06-06 18:15   수정 2023-06-07 00:44


미국 은행들이 손실을 보면서 상업용 부동산 대출 비중을 줄이고 있다고 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영국 대형은행 HSBC의 미국법인이 수억달러의 상업용 부동산 대출 채권을 약 5% 할인된 가격으로 매각하고 있다. 매각 규모와 손실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다. HSBC는 미국 부동산 개발업자에 대한 직접 대출을 중단하는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지역은행 팩웨스트도 지난달 26억달러의 부동산 대출 채권을 손실을 보고 매각했고, 필라델피아 지역은행인 밴코프는 올 1분기 상업용 부동산 대출 비중을 2500만달러 가까이 줄였다.

일부 다른 은행은 만기까지 보유하게 돼 있는 부동산 대출에 대한 회계 분류를 ‘판매 가능’으로 변경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이는 대출을 헐값에라도 매각해 부동산 부채 비중을 줄이기 위한 조치의 일환이다.

이처럼 미국 은행들이 부동산 부채 줄이기에 나선 것은 상업용 부동산 대출의 부실이 커지고 있어서다. 부동산 대출 자산을 손해를 보고라도 지금 매각해 손실을 확정하는 게 미래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재택근무가 이어지면서 상업용 부동산 수요 부진이 지속된다는 점이 시장의 불안을 증폭시키고 있다. 부동산 대출 연체율이 언제 치솟을지 가늠할 수 없다는 점도 은행들이 이 같은 결정을 하는 배경이다.

주요 은행 경영진과 규제당국도 상업용 부동산 부문 건전성에 경고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최근 찰리 샤프 웰스파고 최고경영자(CEO)는 분석가와 투자자에게 “부동산 대출에 대한 위험관리에 들어갔다”며 “(부동산 대출에서) 의심의 여지 없이 손실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웰스파고는 상업용 부동산 대출 잔액이 1420억달러에 달한다. 마틴 그루엔버그 미 연방예금보험공사 회장도 “오피스용 부동산은 수요 약세가 이어지면서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라며 “상업용 부동산 대출은 규제당국이 앞으로 지속해서 감독해야 할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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