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후유증으로 전신이 마비됐다고 보험사를 속여 억대 보험금을 편취하고, 추가 보험금을 타내려다 미수에 그친 일가족 3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대전 동부경찰서는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혐의로 50대 A씨와 20대 아들 B씨, 딸 C씨를 불구속 송치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오른팔 통증을 앓는 아들 B씨와 모의해 전신마비를 가장, 2021년 10월께 서울 한 대학병원에서 후유장애 진단서를 발급받은 뒤 보험사 2곳에서 1억8000만원을 편취하고, 이후 3개 보험사에 12억9000만원을 청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2016년 3월께 이 대학병원에서 의료사고를 당해 오른팔 복합부위통증증후군 진단을 받은 A씨는 병원으로부터 3억원대의 합의금을 받았다.
이후 전신마비 진단이 있으면 보험금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된 이들은 계속해서 이 병원에 통원하며 거짓 통증을 주장했고, 후유장애 진단서를 받아내는 데 성공했다.
아버지 A씨와 누나 C씨는 'B씨의 일상생활이 불가능하다'고 입을 맞춰 의료기관 등을 속였고, B씨는 보험금 심사를 위해 주거지를 방문한 보험사 직원 앞에서도 움직이지 못하는 척 연기했다.
이들의 연기는 한 보험사 직원이 병원에서 일상적으로 걷는 B씨의 모습을 보고 경찰에 진정을 넣으면서 탄로 났다.
지난해 2월께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7개월여간 이들의 주거지 인근 폐쇄회로 영상(CC)TV 등을 분석해 동선을 파악하고, 스마트폰 통신내용 등을 분석해 이들의 범행을 밝혀냈다.
경찰이 확보한 CCTV 영상에는 B씨가 일상적으로 걷거나 거주지 계단을 뛰어 올라가는 모습 등이 담겼고, 조사 과정에서 범행 사실을 부인하던 이들은 증거물을 토대로 한 수사팀의 추궁에 결국 혐의를 인정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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