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장관 판단 수용"…금리 정책 정상화 못 박은 에르도안

입력 2023-06-15 12:52   수정 2023-07-15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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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금리 정책의 변화 가능성을 직접 거론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고물가 상황에서도 저금리 정책을 고수해 튀르키예 경제 상황을 악화시켰다는 비판을 받는다.

15일 튀르키예 현지 매체인 데일리사바 등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아제르바이잔 순방을 마치고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기자들과 만나 “(메흐메트) 심셰크 재무장관의 판단에 따라, 우리는 그가 중앙은행과 함께 필요한 조치를 신속하고 안정적으로 취해야 한다는 것을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심셰크 장관은 글로벌 투자은행(IB)인 메릴린치 출신의 경제 전문가다. 그가 재무장관직에 복귀하자 시장에선 튀르키예의 통화 정책이 정상화 과정을 밟을 것이란 기대감이 번졌다. 심셰크 장관은 이미 에르도안 정권에서 재무장관과 부총리 등을 지낸 이력이 있다.

다만 에르도안 대통령은 “‘대통령이 금리 정책과 관련해 심각한 변화를 추구하고 있는가’라는 오류에 빠져선 안 된다”면서 “(금리 수준에 대해) 나는 같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금리 인상에는 여전히 동의하지 않지만, 심셰크 재무장관에게 상당한 권한을 넘기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고금리는 만악(萬惡)의 부모’라는 신념에 따라 금리 인하를 밀어붙여 왔다.



앞서 에르도안 대통령은 재무장관에 이어 중앙은행 총재에도 골드만삭스 등을 거친 친(親)시장 성향의 하피즈 가예 에르칸을 임명했다. 인사를 통해 추정되던 금리 정책 정상화 기조가 에르도안 대통령의 입으로 공식화된 셈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심셰크 장관이 중앙은행 총재로 에르칸을 추천했다”면서 “재무부와 중앙은행이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튀르키예 금리를 결정하는 통화정책 회의는 오는 22일이다. 에르칸 총재가 취임 후 첫 회의에서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은 매우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티머시 애쉬 블루베이자산운용 신흥시장부문 전략가는 CNBC 방송에 “에르도안 대통령이 심셰크 장관에게 금리 결정권을 위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심셰크 장관은 현재 8.5% 수준인 튀르키예 기준금리를 향후 18개월에 걸쳐 최고 25%까지 점진적으로 끌어올리는 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동 전문 매체인 미들이스트아이(MEE)는 “심셰크 장관이 2시간 30분 동안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금리 인상 필요성을 설득했다”면서 이 같이 보도했다.

심셰크 장관은 이 과정에서 평소 에르도안 대통령의 저금리 기조에 반대해 왔던 그의 사위 셀쿠크 베이락타르와도 소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MEE에 “심셰크는 최근 몇 년간 (에르도안 정권에서) 블랙리스트에 올랐던 사람들과 함께 일할 것이고, 에르도안은 그것이 문제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현재 39.6%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튀르키예의 물가상승률을 한 자릿수까지 낮추겠다는 의지다. 전문가들은 그가 내년 3월 지방선거 전까지 경제 정상화에 전력을 다할 것으로 내다봤다. 오르쿤 셀쿠크 루터대 조교수는 “에르도안은 지방선거 전까지 경제를 진정시키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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