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무더위…한적한 '농촌 팜스테이'서 시원한 휴가를

입력 2023-06-20 16:14   수정 2023-06-20 16:15

코로나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 선언 이후 첫 여름휴가를 계획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2023년은 그 어느 해보다도 무더운 한 해가 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역대급 무더위에 강원, 제주 등 국내 주요 여름 피서지엔 성수기 호텔·리조트 예약이 벌써 대부분 마감될 정도로 인파가 몰릴 전망이다. 올여름 북적임보다 한적함을 즐기며 몸과 마음의 ‘힐링(치유)’을 원하는 이들에게 새롭게 주목받는 곳이 있다. 농촌 마을의 푸근함과 함께 살아 숨쉬는 자연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농촌 팜스테이다.
대자연 속 농촌 마을에서 휴식

팜스테이는 농가(farm)에 머무는(stay) 여행을 의미한다. 농가 또는 농촌 지역에서 숙식하며 농산물을 수확하고 시골 문화도 체험하는 일종의 ‘농촌 체험 여행 프로그램’이다. 인근의 계곡 및 강에서 물놀이와 레포츠를 즐길 수도 있다. 프랑스 이탈리아 등 해외에선 교외 와이너리나 밀밭을 끼고 있는 농가에서 머물며 다양한 농촌 활동을 체험하고, 인근의 소도시를 여행하는 프로그램으로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에서는 농협중앙회가 팜스테이라는 이름의 농촌 여행을 1999년 처음 기획했다. 도시와 농촌이 함께하는 ‘도농 상생’을 하겠다는 취지에서 사업이 시작됐다. 도시의 팍팍한 삶에 지친 도시민에게는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저렴한 휴가지를 제공하고, 농가에는 부가 소득을 올릴 기반을 마련해주는 사업이다. 초창기 32곳에 불과하던 팜스테이 마을은 이제 289곳으로 늘었다.


팜스테이 마을에선 다양한 체험 활동을 할 수 있다. △인근의 계곡, 강, 해변, 섬 등을 찾는 생태문화관광 △전통 주거방식인 황토온돌방 숙박과 현지에서 즐길 수 있는 농산물 직거래 △벼 베기, 옥수수 따기, 감자 캐기 등 영농 체험 △두부 만들기, 떡메치기 등 음식 체험 △활쏘기, 널뛰기 등 전통 놀이 체험 △물고기 잡기, 뗏목 타기 등 야외 체험 △장승 만들기, 솟대 만들기 등 전통 공예 체험 등이다. 마을마다 다른 자연환경과 지역문화를 지닌 만큼 할 수 있는 체험도 각각 달라 선택하는 재미가 있다.

팜스테이를 하게 되면 첫날 오후부터 물고기 잡기, 장승 만들기 같은 체험으로 시작해 과일 수확, 벼 베기, 감자·고구마 캐기 등 농사를 체험한다. 직접 수확한 먹거리로 만든 ‘새참’도 즐기고, 과일이 주산지인 마을에선 잼 및 초콜릿을 만들어보는 경험도 할 수 있다. 저녁엔 시원한 야외에서 바비큐 요리를 먹고, 어둑해지면 모닥불 근처로 모여 ‘한국식 캠프파이어’를 즐기기도 한다. 이튿날 아침 한적한 농촌 마을의 정취를 느끼며 정갈하게 차려진 조식을 먹는 것도 팜스테이만의 재미 ‘포인트’다.
‘바가지’ 걱정 없이 깔끔한 여행
휴가지에서 바가지 상혼으로 즐거운 기분을 망치는 사례가 적지 않다. 팜스테이 마을은 휴가철 성수기에 찾아도 바가지요금을 물리지 않는다는 것이 농협의 설명이다. 황토 온돌로 이뤄진 민박집부터 한옥, 게스트하우스, 펜션 등 숙소 형태도 다양하다. 사전 예약은 필수다. 농협 팜스테이 홈페이지에서 각 마을의 위치와 특징, 체험 프로그램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농협은 우수한 관광코스를 마련한 마을을 ‘팜스테이 마을’로 선정하고 집중 지원한다. 선정 조건은 까다롭다. 팜스테이 마을로 선정되려면 주민 4분의 1 이상이 동의하고 농가 다섯 가구 이상이 참여해야 한다. 운영 실무자는 농촌관광 관련 교육을 수료해야 한다. 친환경 농법을 통해 우수 농산물을 재배해야 하며 방문객을 맞을 편의시설과 농촌·농업 체험 프로그램도 갖춰야 한다.


농협은 높은 수준의 팜스테이를 유지하기 위해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농협은 팜스테이 마을을 선정한 뒤에도 운영 프로그램 수준을 높이기 위해 매년 재평가를 통해 업데이트한다. △뛰어난 이용 편의성 △훌륭한 체험 프로그램 △깨끗한 식당·숙박시설 등 조건을 까다롭게 평가해 일정 수준을 넘기지 못하면 팜스테이 마을 지정을 취소한다.

농협 팜스테이 홈페이지에서 팜스테이 위치와 특성, 체험 프로그램 등을 확인한 뒤 가고 싶은 마을을 고를 수 있다. 팜스테이는 다양한 지역에 있고 마을마다 다른 체험활동을 제공하는 만큼 주변에 어떤 관광지가 있는지, 어떤 체험이 재미있을지 생각하고 정하는 것도 방법이다. 현금, 신용카드뿐 아니라 농협 농촌사랑상품권도 사용할 수 있다.


농협은 올해부터 시행되는 고향사랑기부제와 팜스테이 등 농촌 마을 체험을 연계하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 고향사랑기부제는 1인 최대 500만원까지 기부자 본인의 주민등록등본상 거주지를 제외한 지방자치단체에 기부할 수 있는 제도다. 기부금의 30% 내에서 답례품을 받을 수 있고, 기부금 10만원까지는 전액, 초과분은 16.5%의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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