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호국의 달에 기억해야 할 유엔 참전국 이야기

입력 2023-06-26 10:00   수정 2023-06-26 15:53

6·25전쟁 73주년이자 정전협정 70주년 맞은 올해, 유엔 참전국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 유난히 돋보인다. 우리나라는 유엔의 도움을 받아 수립한 지 불과 2년 만에 공산 집단의 침략을 받았다. 1950년, 유엔이 나서서 돕지 않았다면 자유 대한민국은 존재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눈부신 발전을 이룩한 나라에서 풍요롭게 지내다 보면 73년 전의 참혹한 전쟁을 떠올리는 게 쉽지만은 않다. <감사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는 전투부대를 파견한 16개 나라, 의료지원단을 보낸 6개 나라, 물자를 지원한 38개 나라 덕분에 대한민국이 없어질 뻔한 위기에서 벗어났음을 기억하고 감사하기 위해 펴낸 책이다.

‘한 권으로 읽는 유엔 참전국 이야기’라는 부제대로 유엔군의 활약을 제대로 알리고자 황인희 작가와 윤상구 작가가 전국에 산재한 참전국 기념비를 찾아다니며 글을 쓰고 사진을 찍어 구성했다. 참전국 국민도 읽을 수 있도록 한영 합본으로 제작했다는 점도 특기할 만하다.
우리나라를 도운 60개국
황인희 작가는 자신이 태어나기 전 일어난 전쟁을 기록한 이유에 대해 ‘대한민국을 구해낸 분들을 기억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되새기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어떤 나라가 어떤 도움을 줬는지 자세히 알리면서 그들에게 어떻게 감사를 전달할지 함께 생각해보기 위해 펴낸 것이다.

우리나라에 전투부대를 파견한 16개국을 살펴보면 진한 감동이 밀려온다. 미국, 캐나다, 영국, 프랑스, 벨기에,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를 하나하나 꼽다가 현재 우리나라보다 1인당 국민소득이 낮은 그리스, 튀르키예, 남아프리카공화국, 필리핀, 태국, 콜롬비아, 에티오피아에 이르면 가슴이 뭉클해진다.

우리보다 훨씬 못사는 나라들이 우리를 도왔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당시만 해도 우리나라가 세계 최빈국이었다. 70년 동안 눈부신 발전을 이룩해 선진국에 진입하고 K컬처로 세계를 매혹하는 요즘 상황을 생각하면 또다시 감동하게 된다.

의료지원국과 물자지원국은 책 말미에 짧게 소개했지만, 전투부대를 파견한 16개국에 대해서는 한 나라씩 구분해 우리나라를 지원한 배경과 당시 전투에서 올린 전공, 희생 현황을 자세히 기록했다.

현재 1인당 국민소득이 500달러 미만으로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가 된 에티오피아는 6·25전쟁이 발발했을 때 영국군 교관으로부터 전투 훈련을 받은 강뉴부대를 파견했다. 1935년부터 6년 동안 이탈리아로부터 침공당했을 때 국제연맹으로부터 도움을 받지 못했던 아픔을 기억하고 6·25전쟁이 일어나자 군인을 파견한 것이다. 강원 춘천시에 에티오피아 참전 기념비와 기념관이 있으며 ‘이디오피아 커피하우스’ 등 에티오피아를 기억할 만한 곳이 많다.

필리핀은 2차 세계대전 때 일본의 침공을 심하게 겪고 경제적으로 파산 직전에 놓였지만, 유엔의 참전 결의를 받아들이고 지상군을 파견했다. 필리핀군참전기념비는 경기 고양시에 자리하고 있다.
참전기념비 순례 여행
남미 국가 중에서 유일하게 파병한 콜롬비아는 공산주의자들로 인해 극도로 혼란한 상황에서도 우리나라를 돕기 위해 나섰다. 당시 고메스 대통령은 ‘한국에서 공산주의의 팽창을 막지 못할 경우 유럽이 공산 전체주의 위협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판단 아래 결단을 내렸다.

가장 많은 병력을 파견하고 가장 큰 희생을 치른 미군을 기념하는 비석과 부조, 기념탑이 우리나라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미국의 주도적 개입으로 우리나라가 건재하게 됐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는 일이다. 뿐만 아니라 미 제10군단 알몬드 장군이 유엔 사령부를 설득해 10만 명의 피란민을 구출한 흥남철수작전은 두고두고 감사해야 할 기적이다.

감동적인 이야기와 함께 국내에 퍼져 있는 각 나라 참전기념비 사진이 가득한 <감사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를 읽으면 세계 각국의 청년들이 피 흘려 지킨 이 나라가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될 것이다.

황인희·윤상구 부부 작가는 서문에서 ‘이 책을 들고 전국에 있는 참전비를 찾아가 그들을 기억하고 그 고마움을 되새기는 기회로 삼기를 바란다’는 소회를 밝혔는데, 많은 사람이 참전비를 순례하며 자유의 소중함을 가슴에 담게 되길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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