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장미를 들고 찾아온 김재학

입력 2023-06-29 09:59   수정 2023-07-03 00:23

‘장미 화가’ 김재학 화백(70)이 만개한 장미꽃다발을 들고 돌아왔다. 지난 22일부터 서울 인사동 선화랑에서 4년 만에 연 개인전이 그 무대다.

김 화백은 1990년대 초반부터 극사실주의 기법으로 장미를 그려 명성을 떨쳤다. 1992년 청작화랑에서 연 개인전에서 그의 그림을 본 운보 김기창 화백이 깜짝 놀라 “이렇게 좋은 필력을 가진 작가가 누구냐”고 물었던 일화는 유명하다. “생존 작가 중 장미를 가장 잘 그린다”는 찬사를 받으며 팬들을 모으기도 했다. 이런 실력은 누군가에게 배운 게 아니었다. 그는 정규 미술교육을 받지 않고 독학으로 그림을 깨쳤다.

그렇게 김 화백은 지난 30여 년간 꾸준히 장미를 그렸다.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 이구택 전 포스코 회장 등 기업인들의 초상화도 그렸다.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에 소장돼 있던 작품이 청와대에 걸린 적도 있다.

이 같은 작품 세계의 공통점은 ‘구상 회화’라는 것. 수십 년 전부터 한국 미술계의 ‘대세’가 추상화와 설치미술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그림이란 어린아이가 봐도 알 수 있도록 쉽고 아름다워야 한다”는 게 그의 신조다.

이재언 미술평론가는 “김 화백은 소박하고 가지런해 보이는 화면 구성을 통해 서정적인 화면을 만들고 있다”며 “뛰어난 묘사력으로 구상화를 고집하고 있는데, 이는 화가 자신이 자연에 대한 깊은 애정과 연민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평론했다.

이번 전시에 나온 작품은 20여 점. 장미와 작약, 진달래 등 꽃을 묘사한 작품부터 가로 크기가 2m에 달하는 그림 ‘솔숲’ 등 소나무를 소재로 그린 대작도 함께 나와 있다. 전시는 7월 22일까지.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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