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총격에 숨진 10대 소년 장례식…전쟁터로 변한 파리

입력 2023-07-02 18:24   수정 2023-07-03 00:51

알제리계 10대 소년이 경찰 총격에 사망하며 촉발된 시위가 프랑스에서 5일째 이어졌다. 전국에 배치된 경찰 4만5000명은 시위대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2500여 명을 체포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해외 일정을 취소하고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큰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BBC 등에 따르면 프랑스 전역에서 발생한 폭력 시위는 지난달 30일 가장 격렬하게 진행된 뒤 주말 사이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특수부대, 장갑차, 헬리콥터 등을 포함한 경찰력이 파리, 리옹, 마르세유 등에 배치됐다. 이날 마르세유에서 시위대가 자동차에 불을 지르고 상점을 약탈하는 등 시위가 걷잡을 수 없이 번졌고, 경찰은 최루탄을 쏘며 진압에 나섰다. 프랑스 내무부에 따르면 이날 1311명이 체포됐고 다음날 486명이 붙잡혔다. 전날 체포된 시위대는 900명 내외로 추산된다. 또 30일부터 다음날까지 자동차 1350대와 건물 234채가 불에 탔고 화재 2560건이 발생했다.

시위는 파리 서쪽에 있는 도시 낭테르에서 지난달 27일 알제리계 주민 나엘(17)이 경찰 총격에 사망하며 일어났다. 경찰관들은 최초 보고 당시 나엘이 차로 자신들을 위협했다고 했다. 그러나 이후 공개된 영상에서는 경찰관들이 나엘의 차 옆에 서서 총구를 겨눠 그를 협박한 것으로 확인됐다.

나엘의 유족들이 지난 1일 낭테르에서 장례식을 치르면서 시위는 다소 진정되는 분위기다. 장례식은 유족 요청에 따라 외부인 출입을 통제하고 비공개로 이뤄졌다. 프랑스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인 킬리안 음바페(24)도 “파괴와 폭력의 방법으로는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한다”고 트윗하며 시위대에 자제를 요청했다.

이번 시위로 마크롱 대통령이 연금개혁에 이어 두 번째 정치적 위기를 맞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마크롱 대통령은 시위가 격화하던 지난달 28일 밤 가수 엘튼 존의 공연을 보러 간 모습이 포착되면서 좌우 양측으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다음날 마크롱 대통령은 긴급 국무회의를 열고 “용서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며 애도의 뜻을 밝혔다. 2~4일로 예정된 독일 국빈 방문도 국내 문제를 이유로 취소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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