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전자증폭(PCR) 검사 선두 주자인 씨젠이 감염병뿐 아니라 암, 류머티즘 관절염 등 자가면역질환까지 PCR로 조기 진단하는 시대를 연다. 씨젠의 PCR 노하우를 세계 진단기업과 공유해 각국 맞춤형 시약을 만들어 ‘질병 없는 세상’을 열겠다는 게 목표다.
PCR은 특정 박테리아와 미생물 DNA, 우리 몸속 유전자 변이를 탐지해 발병 여부와 그 원인까지 알려주는 진단법이다. 예컨대 배탈이 나면 PCR 검사를 통해 원인이 기생충인지, 세균인지 정확히 알아내 맞춤형 치료를 할 수 있다. 천 대표는 “세상에 있는 모든 질병을 PCR이라는 하나의 원리로 진단할 수 있다”며 “자궁경부암도 PCR 검사를 하면 지금의 육안 검사법보다 정확도가 훨씬 올라가기 때문에 100%에 가깝게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씨젠은 PCR 중에서도 여러 유전 변이를 동시에 진단하는 신드로믹(다중진단)에 강점이 있는 회사다. 건강보험 적용을 받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 등 100여 종의 진단시약을 개발했다. 자체 장비도 개발 중이다.천 대표는 “현존하는 질병뿐 아니라 미래 감염병을 미리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세계 과학자들이 손잡아야 한다”며 “PCR 기업 한 곳이 연간 개발할 수 있는 제품은 한 자릿수에 불과하지만 글로벌 기업들이 함께하면 연간 수백, 수천 개 시약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최근 엄청난 기후변화 속에 각종 바이러스와 균이 살아남기 위해 변화하다 보면 5~10년 내 상상하지 못한 질병이 올 수 있다”며 “코로나19는 한 종이었지만 여러 병이 동시에 찾아오지 않으리란 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기술공유 사업은 선례가 없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인수합병(M&A)을 통해 해외 유통망을 구축하고 있는 에스디바이오센서 등 경쟁사들과는 다르다. 씨젠의 M&A 전략도 기술공유 사업에 맞춰져 있다. 천 대표는 “시약 원재료 기업과 정보기술(IT) 회사 위주로 인수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씨젠은 올초 이스라엘, 스페인 진단기업들과 기술 공유사업 계약을 맺은 데 이어 하반기에는 영국, 프랑스 기업과도 손잡을 계획이다. 매출 비중이 큰 유럽을 먼저 공략한 뒤 아시아, 중남미, 북미, 중국 순으로 공유사업을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천 대표는 “연간 10~15개 기업을 선별, 공유사업을 진행하며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와 협력할 것”이라며 “당장 2년 내 성과가 나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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