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은행이 5일 시중은행 전환을 추진하기로 한 것을 놓고 금융권의 시각은 엇갈린다. 모기업인 DGB금융그룹이 지방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증권(하이투자증권)과 보험(DGB생명) 계열사를 두고 있다는 점에서 시중은행 전환시 서울 등 수도권 기업금융과 자산관리(WM) 분야를 중심으로 시너지가 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서울 중구 다동에 조성한 DGB금융센터에서는 시니어 기업금융 영업 전문가(PRM)를 영입하고 은행·증권 복합점포를 확장하고 있다. 서울 다동 옛 대우조선해양빌딩에 문을 연 DGB금융센터엔 대구은행 서울영업부와 DGB생명, DGB캐피탈 등 자회사 본사가 집결해 계열사 간 시너지를 끌어올렸다.
은행 지점장을 거쳐 퇴직한 베테랑 은행원을 재고용하는 PRM 제도를 통해 기업금융 비중도 확대됐다. 2019년 PRM 도입 이후 3년간 대구은행의 수도권 지역 기업대출 증가율은 33.6%에 달한다.
대구은행 모바일 뱅킹 앱인 ‘IM뱅크’ 이용 고객은 올 1분기 말 161만 명으로 2020년 말(94만 명)에 비해 71.3% 늘었다. 같은 기간 IM뱅크 대출금은 6412억원에서 1조2665억원으로 97.5% 급증했으며 예수금도 1조9209억원에서 3조6608억원으로 90.6% 늘었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을 통한 MZ세대(밀레니얼+Z세대) 브랜드 마케팅은 고객 증가와 여·수신 확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때문에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하면 기존 IM뱅크 고객을 중심으로 온·오프라인 영업망 확대도 기대된다.
한 시중은행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은행업은 자산 등 규모의 경제가 필요한 대표적인 산업”이라며 “5대 은행과 체급이 다른 대구은행이 시중은행과 경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시 영업구역 확대에 따른 실효성 문제도 제기된다. 현재 대구은행 영업권역(서울특별시·광역시·특별자치시·경기·경남·경북)을 제외한 지방 중 추가로 진출 가능한 곳은 전남과 전북, 충청, 강원 등이다.
하지만 전남(광주은행) 전북(전북은행)은 JB금융그룹 산하 2개 은행이 현지 예금, 대출 시장을 주도하고 있고 충청권도 옛 충청은행을 합병한 하나은행의 텃밭으로 꼽힌다.
사실상 대구은행이 신규 지출할 수 있는 지역은 강원 정도다. 강원이 산업 기반이 취약한 데다 대구은행이라는 사명을 변경하지 않을 경우 강원 지역에서 자리를 잡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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