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兆 시장 주도권 뺏긴 셀트리온·삼성에피스

입력 2023-07-11 17:37   수정 2023-07-19 20:27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세계 매출 1위 의약품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미국 시장을 뚫는 데 빨간불이 들어왔다. 미국 3대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 중 두 곳에 등록되지 못하면서다. 이달로 잡았던 제품 공급이 사실상 미뤄진 셈이다. 두 회사는 추가 협상에 사활을 걸겠다는 입장이지만 시장 선점에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美 의료보험 등재 ‘삐걱’
미국 3대 PBM 중 하나인 익스프레스스크립츠는 독일 베링거인겔하임과 스위스 산도즈의 휴미라 복제약을 등재 명단에 추가한다고 10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로써 미국 2위 PBM 익스프레스스크립츠(점유율 24%)와 3위 옵텀Rx(22%)는 베링거인겔하임, 산도즈, 암젠의 제품만 보험망에 포함했다. 점유율 1위의 CVS(33%)는 아직 목록을 발표하지 않았다.


미국 의료보험시장에서는 중간 관리자 역할을 하는 PBM이 의약품 유통의 핵심 역할을 한다. PBM이 보험 처리 대상인 의약품 급여목록을 짜면 보험사가 해당 목록을 선정하기 때문이다. 특히 휴미라 같은 특수의약품은 PBM에 등록되지 않을 경우 사실상 약국 판매가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최대한 많은 PBM의 급여목록에 이름을 올리는 것이 중요하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는 아직까지 3대 PBM에 등록되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나오는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만 10종에 달하다 보니 등재가 늦어지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며 “미국 보험사들과 탄탄한 네트워크를 갖춘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에 국내 바이오기업이 밀리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삼성, 품질력으로 승부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판매 전쟁이 이토록 치열한 이유는 시장 자체가 크기 때문이다. 휴미라는 지난해 세계 매출 약 27조원을 기록했는데 그중 24조원을 미국에서 올렸다. 미국 시장 점유율을 10%만 확보해도 2조원의 매출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이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뛰어들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는 현재 9종에 달한다.

이미 선(先)등재된 경쟁사가 있는 만큼 국내 기업들은 시장 선점보다 ‘고농도’ 등 제품의 질을 앞세워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현재 PBM에 이름을 올린 3사 가운데 산도즈만 고농도 제품을 승인받았다. 휴미라 시장의 80%는 고농도 제품이 차지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투약 편의성을 높인 저농도와 고농도 제품 모두를 승인받아 시장에 저렴하게 내놓겠다는 전략이다. 셀트리온은 고농도 제품으로만 승부를 걸 계획이다.
추가 등재 ‘총력전’
PBM 추가 등재 측면에서도 아직 기회는 열려 있다. 우선 가장 점유율이 높은 PBM인 CVS 명단이 공개되지 않았다. 익스프레스스크립츠도 10일 “새로운 제품이 출시되는 대로 개별 검토를 진행하겠다”며 추가 등재 가능성을 열어뒀다. 옵텀Rx 역시 사보험 명단만 공개했기 때문에 공보험 등재는 여전히 협상 가능성이 남아 있다.

게다가 PBM들은 1년여에 한 번씩 등재목록을 주기적으로 바꾼다. 7월 등재 문이 닫혔다고 하더라도 올해 말 혹은 내년에 다시 등재를 노릴 수 있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11일 홈페이지를 통해 “PBM 등재를 적극적으로 진행 중이며 7월 말까지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공지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도 주요 PBM과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미국 시장에 진출하기 전 이미 유럽 등 24개국에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를 공급했고, 5100명이 넘는 환자 처방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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