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는 월요일에 하는 게 이득이라고?” [차연수의 이로운 노동법]

입력 2023-07-19 08:34   수정 2023-07-19 13:25

친한 동생A : 언니, 나 아르바이트 그만 두려고.
노무사 언니 : 왜, 무슨 일 있어?
친한 동생A : 다음달 자격증 시험이 있어서 이제 진짜 시험 준비만 집중해서 해보려 해.
노무사 언니 : 그래, 공부 좀 해야지 이제. 그럼 언제까지 일하려고?
친한 동생A : 이번 달까지만 한다고 사장님한테 말하려는데 괜찮을까?
노무사 언니 : 사장님과 퇴직일자 조율만 잘 되면 괜찮아. 잘 말씀드리면서 양해를 구해봐. 그런데 이번 달까지면 28일 금요일 아니면 31일 월요일?
친한 동생A : 음.. 금요일까지 일하고 끝내는 게 깔끔할 것 같긴 한데, 둘 중에 언제 퇴사하는 게 나한테 더 유리해? 주휴수당 받고 못 받고 차이가 있다던데 그것 좀 설명해줘 언니!

평소 주휴수당 관련 질문은 많이 받습니다. 사업주는 “노무사님, 이번에 퇴사하는 저희 직원 주휴수당 줘야 하나요?”, 근로자는 “사장님이 제 시급에 주휴수당이 다 포함된 거라고 하는데 이게 맞나요?” 등 제게 자문을 구하면 다양한 각자의 사정과 상황에 맞춰 해답을 드리고 있습니다. 주휴수당이 뜨거운 감자인 이유는 일하지 않아도 유급으로 지급되는 임금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법은 사업주가 근로자에게 1주 평균 1회 이상의 유급휴일을 보장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근로기준법 제55조 제1항). 이를 ‘주휴일’이라고 하고 ‘주휴수당’은 근로자가 주휴일에 대하여 받는 수당입니다.

주휴수당은 일하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보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1주 평균 15시간 이상 근로하고 1주 소정근로일을 개근하여야 주휴수당이 발생합니다. 반대로 보면, 1주 평균 15시간 미만 근로하거나 하루 이상 결근을 했다면 주휴수당은 발생하지 않습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단기 아르바이트를 한 경우는 어떨까요? 주휴수당은 ‘1주’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근로계약 기간이 1주일 이상 되어야 합니다. 즉, 1주(7일) 미만 근로계약이라면 주휴수당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일 한 것도 1주 아니냐 하실 수 있는데요, 우리 법은 1주를 ‘휴일을 포함한 7일’로 보고 있습니다(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7호).

자, 그럼 제 친한 동생 A의 질문에 대한 답을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A의 근로조건을 예시로 들어볼게요. A는 동네 카페에서 하루 4시간씩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주5일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습니다. 근로계약서상 주휴일은 일요일입니다. A는 1주 20시간 근로자이고 그동안 결근한 적이 없다는 전제로 볼 때 주휴수당 지급 대상자입니다. A가 현재 고민하는 마지막 근무일은 7월 28일 금요일 또는 7월 31일 월요일입니다.

우선 쉬운 케이스부터 볼까요. 7월 31일 월요일이 A의 마지막 근무일이면 당연히 7월 마지막 주(24~30일)에 대한 주휴수당이 발생합니다. 31일 주는 월요일 하루 일하고 끝났으니 역시나 당연히 주휴수당은 발생하지 않고요.

문제는 7월 28일 금요일이 A의 마지막 근무일인 경우인데요, 이때 A는 주휴수당을 받을 수도 있고 받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이게 무슨 소리냐 싶으시겠지만 잠시만 더 들어보세요. A가 7월 28일 금요일까지 근무하고 다음 날인 토요일(29일)이 퇴직일인 경우 그 주의 주휴수당은 발생하지 않습니다. 반면, A가 실제 근무는 7월 28일 금요일까지 했지만 퇴직일이 다음 주 월요일(31일)로 처리되는 경우라면 마지막 근무 주의 주휴수당이 발생합니다. 왜 이러한 차이가 나는지 고용노동부 행정해석을 살펴보겠습니다.

최근 변경된 행정해석(임금근로시간과-1736, 2021. 8. 4.)은 ‘1주간 근로관계가 존속되고 그 기간 동안의 소정근로일에 개근하였다면 1주를 초과한 날(8일째)의 근로가 예정되어 있지 않더라도 주휴수당 발생’으로 입장을 정리했습니다. 변경 전에는 1주간 소정근로일을 개근하고 아울러 1주를 초과하여(예: 8일째) 근로가 예정되어 있는 경우여야 주휴수당이 발생한다는 입장이었고요. 쉽게 말해 행정해석 변경 전에는 A가 7월 28일 금요일까지 근무하면 퇴직일이 토요일(29일)이든 월요일(31일)이든 그 주 주휴수당은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다음 주 근로가 예정되어 있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실무에서는 보통 퇴사자의 마지막 주는 주휴수당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다루어져 왔습니다.

하지만 이제 바뀌었죠. A가 7월 28일 금요일까지 근무한 경우 주휴수당이 발생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실제 마지막 출근일은 금요일이지만 A와 카페 간의 근로관계가 해당 주 일요일까지 유지된 경우라면 1주인 7일간 근로관계가 존속된 것이니 주휴수당이 발생하는 것입니다(이때 퇴직일은 다음 주 월요일). 반면에 금요일에 마지막 근무를 하고 바로 다음 날 토요일이 퇴직일이 된다면 1주가 아니라 5일의 근로관계가 유지된 것이니 주휴수당은 발생하지 않습니다. 조금 복잡한가요? 그럼 이것만 기억하세요. 내가 평일 근로자라면 사직서에 퇴직일을 월요일(또는 마지막 근무일을 일요일)로 작성해서 내세요. 사직서 그대로 수리가 되면 마지막 근무 주의 주휴수당이 발생합니다.

퇴직일은 마지막 근무일의 다음 날입니다. 사대보험 관련해서는 퇴직일을 상실일이라고 합니다. 마지막 근무일까지 근로관계가 유지되고 다음 날이 되어서야 비로소 회사와의 근로관계가 종료(사대보험 자격 상실)되는 것이죠. 따라서 통상적으로 금요일이 마지막 근무일이라면 퇴직일은 토요일이 됩니다. 다만, 회사와 근로자 간 근로계약 종료일을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은 경우, 예를 들어 “사장님, 저 다음 주까지 근무하겠습니다.”, “그래, 다음 주까지만 나오는 거로 정리하자” 식으로만 이야기됐다면 실제 마지막 근무일은 금요일이어도 근로관계는 그 주 7일을 꽉 채운 일요일까지 유지되어야 한다고도 볼 수 있겠죠. 이처럼 퇴직일 처리와 주휴수당 발생 관련해서 다툼의 여지가 발생할 수 있으니 명확한 퇴직일자를 사전에 조율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근로자가 하루라도 결근하면 그 주 주휴수당을 받을 수 없지만, 결근에는 지각이나 조퇴가 포함되지 않습니다. 극단적으로 이번 주 매일 지각했어도 지각은 지각일 뿐 결근은 아니기 때문에 다른 요건을 모두 만족한다면 주휴수당이 발생합니다. 다만, 반복적인 지각은 근태관리나 복무관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사업장에 따라 징계사유에 해당하거나 지각한 시간만큼 임금에서 공제가 될 수 있으니 유의하셔야 합니다. 근로자는 근로기준법상 권리도 지니지만 동시에 근로계약상 성실의무도 지니고 있다는 점, 권리에는 책임도 따른다는 점을 알아두는 것이 좋겠죠.(웃음)



차연수 님은 스타트업 인턴, 해외 주재원, 5년 차 직장인을 지나 돌연 퇴사 후 공인노무사 시험에 동차 합격한 뒤 현재 파트너 공인노무사로 활동 중이다. 사업주 자문, 인사컨설팅, 교육·강의, 노동분쟁 사건, 직장 내 괴롭힘·성희롱 사건·조사, 단체교섭 컨설팅 등 다양한 인사노무 분야를 아우른다. 우리의 일터는 법률적 영역뿐 아니라 법이 답을 내릴 수 없는 관계의 영역이 존재하기에 결국은 사람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신념을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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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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