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싫다" 美교사 응징했던 청년, 뉴욕 한인회 부회장 됐다

입력 2023-07-25 12:32   수정 2023-07-25 12:58


미국에서 처음으로 한복의 날을 도입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21세 청년이 뉴욕한인회 수석 부회장으로 임명됐다. 뉴욕한인회 역사상 최연소 부회장이다.

24일(현지시간) 브라이언 전 수석 부회장은 한국경제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번을 계기로 한국인을 포함한 미국 내 아시아인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데 힘을 쏟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차별 맞서 청소년단체 결성
뉴욕한인회는 뉴욕을 중심으로 뉴저지와 코네티컷 등 동부 3개 주 교민 50만 명을 대표하는 한인 단체다. 1960년 출범 이래 21세의 청년이 수석부회장 직을 맡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6살 때 부모님을 따라 미국으로 건너온 전 수석 부회장은 현재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 있는 리하이 대학에서 금융학을 전공하고 있다. 뉴욕 한인회가 어린 나이인 전 수석 부회장을 영입한 데는 그가 지금까지 보여준 행보가 남달랐기 때문이다.

이민 2세인 전 수석부회장은 한인 청소년 단체인 재미차세대협의회(AAYC)를 이끌어왔다. 그가 고등학교 시절 첫 수업에서 "나는 한국인을 싫어한다"고 발언한 교사에 공동 대처한 것을 계기로 결성한 단체다. 당시 전 수석 부회장은 교내 1500여명의 서명을 받아 해당 교사를 해임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전 수석 부회장은 "한국인들은 좋은 학생이 되어야 한다는 의무감에 미국 내에서 차별받았을 때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며 "반면 미국 내 다른 인종들은 적극적으로 주장을 펼치며 자신의 의지를 관철한다"고 설명했다.

AAYC는 이후 미국 내 한인을 포함한 아시아인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구글에 항의해 김치의 원산지를 중국에서 한국으로 바꿨다. 또 지난 2020년 미국 동부 도시 테너플라이가 해외 최초로 한복의 날을 선포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지난해 7월엔 애리조나주도 미국 50개 주 중에서 뉴저지에 이어 한복의 날을 선포한 두 번째 주가 됐다. 당시 더글러스 듀시 애리조나 주지사가 서명한 선언문에는 한복이 2000년 넘게 계속된 한국의 전통문화, 사회, 역사의 일부분이라는 점이 명시됐다.

이 같은 활동을 인정받은 AAYC는 지난 5월 밥 메넨데스 미국 상원 외교위원장으로부터 '올해의 청소년 상'을 받기도 했다.

전 수석 부회장은 "현재 뉴저지 포함해 총 5개 주에 한복의 날을 선언했다"며 "올해는 뉴욕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시아 역사교육 의무화"
전 수석 부회장은 지난해에는 뉴저지 주지사를 설득해 공립학교 정규 교과과정에 아시아계 미국인들에 대한 역사교육을 의무화하는 법을 제정시켰다. 뉴욕한인회에서 활동하면서 미국 내 아시아 관련 역사교육을 확산시키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뉴욕 한인회 측에서도 전 수석 부회장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김광석 뉴욕한인회장은 "젊은 세대가 이같은 활동을 통해 한인회 활동을 계승해나가길 바라는 차원에서 전 수석 부회장을 임명했다"고 말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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