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배터리 기업들, 한국에 판 벌렸다…5조 쏟아부은 속내

입력 2023-07-31 07:48   수정 2023-08-30 00:02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올해 들어 중국 배터리 업계가 한국 투자를 급격히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규제를 우회하기 위해 한국을 생산 거점으로 활용해서다. 중국의 전기차 공급망을 약화하려는 미국 정부의 규제가 무용지물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최근 4개월간 중국 배터리 기업이 한국에 투자한 금액이 40억달러(약 5조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한국 배터리업체와 협업해 약 5개의 합작회사를 설립했다. 현재 중국 배터리 기업 한 곳이 전북 새만금에 신규 공장 설립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포스코홀딩스는 LG에너지솔루션, 중국 저장화유코발트 등과 손잡고 2차전지 리사이클 공장을 전남 율촌산업단지에 준공한 바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SK온은 중국과 합작해 전구체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다. 중국의 양극재 기업 닝보 론베이 뉴에너지도 지난주 한국 정부로부터 공장 설립 허가를 받았다고 발표했다. 연간 8만t에 달하는 삼원계 전구체를 생산할 계획이다.

닝보 론베이 관계자는 블룸버그에 "한국 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을 유럽과 미국 시장에 수출하게 되면 관세 절감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기업이 한국에 대한 투자를 늘린 건 미국 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우회하기 위해서다. 미국 정부는 전기차 공급망을 재편하기 위해 지난해 8월 IRA를 발효했다.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국가에서 조달한 원료를 사용해야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게 골자다.

중국 입장에선 IRA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공급망을 다변화해야 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전기차 핵심 소재인 리튬, 코발트 등의 정제 시장을 장악한 중국은 주로 한국 기업에 소재를 납품해왔다. 미국 완성차 업체에 양극재 등을 공급하는 SK온,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등을 통해 규제를 우회하려는 것이다.

글로벌 전기차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려는 미국 정부의 노력이 수포가 되었다는 평가다. 앞서 중국의 2차전지 업체 CATL은 미국 포드사와 합작회사를 설립해 규제를 회피하려 했다. 합작을 통해 규제를 우회하기 위해 미국 완성차업체들의 로비활동도 활성화되는 모습이다.

규제에 허점이 생기자 미 정부는 규제를 개정하려 나섰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 행정부는 '외국 우려 기업'으로부터 부품을 얼마나 조달했는지에 따라 규제를 적용하는 개정안을 마련하는 중이다. 외국 우려 기업은 중국, 러시아 등 미국과 갈등 관계인 국가에서 통제하는 기업을 뜻한다.

에슐리 샤피틀 미 재무부 대변인은 "현재 글로벌 공급망에서 미국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을 계속 평가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라고 밝혔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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